30일 예비명단 발표장에서 대표팀 허정무 감독이 “황재원”을 외치자 장내가 술렁였다. 이어 미드필드 부문의 김치우가 거론될 때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 충분히 예측 가능했던 나머지 28명과 달리 중앙 수비수 황재원(29·포항 스틸러스)과 왼쪽 풀백 김치우(27·FC서울)는 ‘깜짝 발탁’ 범주에 포함된다고 볼 수 있다. 황재원의 발탁은 작년 4월 북한과의 최종예선 이후 1년 만의 일. 김치우는 작년 11월 덴마크-세르비아 유럽 원정 평가전 이후 5개월 만에 부름을 받았다.
● 제공권 강한 황재원, “1% 가능성에 기대”
180cm 80Kg의 탄탄한 체격을 갖춘 황재원은 제공권에 특히 강하다. 그리스와 같은 장신 선수들을 상대하기 위한 차원으로 분석된다. 강민수(수원 삼성)가 최근 K리그에서 다소 흔들리는 것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
허 감독은 “지금 수비라인을 보면 약간 부진한 선수도 있다. 수비 보강을 위한 측면이다”고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황재원은 “소식을 듣고 어머님께서 평소와 달리 눈물을 보이셔서 가슴이 찡했다. 기회를 주신 것에 감사하다. 1%의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소집기간 동안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나이로 볼 때 사실상 월드컵 출전의 마지막 기회다. 그 전에 가슴 아팠던 기억은 모두 잊고 내 장점을 최대한 살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 마지막까지 고민 김치우
김치우는 작년 4월 북한과의 최종예선에서 종료직전 왼발 프리킥으로 결승골을 터뜨린 승리의 주역. 당시 대표팀 멤버 중에서도 최고 컨디션을 자랑했지만 6월 탈장 수술을 받은 뒤 내리막을 걸었다.
김치우의 대체요원은 ‘젊은 피’ 박주호(23·이와타)였다. 박주호는 올 초 남아공-스페인 전훈부터 2월 동아시아대회까지 맹활약을 펼치며 승선이 유력했다. 사실 허 감독도 처음에는 박주호를 뽑을 계획이었다.
축구협회는 27일 박주호의 소속 팀 이와타에 ‘박주호가 30명 예비명단에 포함됐으니 준비해 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그러나 발표 하루 전인 29일 밤 허 감독이 최종적으로 박주호 대신 김치우를 택했다. 코칭스태프가 둘을 놓고 마지막까지 고민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허 감독은 “김치우의 컨디션이 지금은 많이 올라왔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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