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반 SK 구단 관계자들은 매 경기 전에 꽃다발을 준비했다. 혹시 나올지 모르는 포수 박경완의 대기록을 축하하기 위해서였다. 지난해까지 박경완의 통산 홈런 개수는 299개. 300개에 딱 1개가 모자랐다. 정작 박경완은 “오히려 부담이 되니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만류했다.
30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 LG의 경기. 비록 꽃다발은 없었지만 그는 더욱 값진 홈팬들의 축하를 받았다.
박경완은 이날 5회 2사 후 주자 없는 상황에서 상대 선발 박명환의 한가운데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왼쪽 담장을 넘기는 시즌 1호 홈런을 쳐냈다. 이로써 그는 양준혁(삼성·351개) 장종훈(전 한화·340개) 심정수(전 삼성·328개) 이승엽(요미우리·324개)에 이어 5번째로 300홈런 타자가 됐다. 포수로서는 최초다.
그는 오래전부터 홈런과 인연이 깊었다. 현대 시절이던 2000년 5월 19일 한화전에서는 한국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4연타석 홈런을 쳤다. 그해 40홈런으로 이승엽을 제치고 홈런왕도 차지했다. 2001년에는 24홈런-21도루로 포수 최초로 20-20 클럽에도 가입했다. 통산 300홈런도 지난해 달성이 유력했으나 6월 24일 아킬레스힘줄 파열로 시즌을 조기에 마감하는 바람에 올해로 미뤄졌다. 구단이 마련한 300홈런 기념 티셔츠를 입고 인터뷰에 나선 박경완은 “의식을 안했다면 거짓말이다. 생각보다 빨리 300홈런을 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SK는 이날 LG의 추격을 5-4로 뿌리치며 파죽의 13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두산은 잠실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경기에서 최다 연속 이닝 득점 신기록을 경신하며 최근 5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전날 한화전에서 8회와 9회 점수를 낸 두산은 이날 1회부터 8회까지 매 이닝 득점해 10이닝 연속 득점 기록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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