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타 야유받은 황제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5월 3일 03시 00분


우즈, 美PGA 퀘일할로 챔피언십 컷 탈락


이혼설 등 사생활 문제로 침몰


“야구로 치면 이틀 연속 4타수 무안타를 기록한 거다. 빨리 잊고 싶다.”

타이거 우즈(35·미국)는 1일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퀘일할로챔피언십 2라운드를 마친 뒤 서둘러 자리를 뜨고 싶었을 게다. 안타는 고사하고 연방 헛스윙 삼진으로 망신을 당한 꼴이었기 때문이다.

우즈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 샬럿의 퀘일할로CC(파72)에서 열린 2라운드에서 7오버파 79타로 무너져 합계 9오버파 153타로 컷 탈락했다. 기권한 두 명을 빼고 출전 선수 154명 가운데 공동 140위로 처지며 컷오프 기준선보다 무려 8타나 더 쳤다. 1996년 PGA투어 데뷔 후 6번째로 컷에 들지 못했다. 18홀 79타는 프로 데뷔 후 두 번째 최악의 스코어이며 메이저 대회(2002년 브리티시오픈 3라운드 81타)를 제외하고는 가장 나빴다. 섹스 스캔들 후 5개월 만의 복귀 무대였던 이달 초 마스터스에서 공동 4위로 건재를 과시했기에 이런 성적표는 충격을 더했다.

이틀 동안 우즈의 페어웨이 적중률은 21.4%로 프로 데뷔 후 가장 나빴다. 3만5000명의 갤러리를 몰고 다닌 우즈는 2라운드 15번홀(파5)에서 10m 거리를 4퍼트로 홀아웃했다. 이날 퍼트 수는 34개까지 치솟았다. 우즈의 침몰 이유로는 훈련량 부족과 사생활 문제가 우선 꼽힌다. 우즈는 “집에 있을 때도 파파라치들이 여기저기 있고 헬리콥터까지 떠다니기 때문에 영향을 받는다”고 했다. 이혼설을 비롯한 가정 문제는 그의 어깨를 무겁게 했다.

우즈를 둘러싼 추문의 불씨도 재연되고 있다. 미국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는 설문 조사를 통해 PGA투어 프로 71명 가운데 24%가 경기력 향상을 위한 우즈의 금지약물 복용 가능성을 지목했다고 보도했다. 우즈가 최근 5년 동안 120명의 여성과 잠자리를 가졌다는 폭로도 나왔다.

사면초가에 빠진 우즈는 6일 밤 개막하는 ‘제5의 메이저대회’인 플레이어스챔피언십에 출전한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