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 “봤죠? 許감독님!”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5월 3일 03시 00분


동점 헤딩골과 함께 종료 휘슬… 전북, 경남과 비겨

성남은 포항에 3대0 완승

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선두 경남 FC와 전북 현대의 경기. 초반 팽팽하던 균형은 전반 29분 깨졌다. 경남 서상민이 중앙선 왼쪽 부근에서 페널티 지역으로 쇄도하던 김동찬을 보고 길게 패스했다. 수비수 두 명을 달고 달리던 김동찬은 앞으로 달려 나오는 골키퍼를 보고 바로 공을 찼다. 골키퍼 오른쪽으로 빠져나간 공은 골망을 흔들었다.

경남의 선제골이 터진 뒤 전북은 공격의 수위를 높였다. 이동국을 비롯해 에닝요, 루이스가 여러 차례 득점 기회를 잡았지만 경남의 견고한 수비를 뚫기는 힘들었다. 경남은 성남 일화(6실점)에 이어 9경기에서 7실점만 허용할 정도로 짠물 수비를 자랑하고 있다. 경남은 후반 이지남과 이재명 등 수비수를 교체 투입하며 더욱더 수비를 견고하게 했다. 시간이 흐르는 가운데 전북은 공격을 퍼부었지만 조급하기 시작했다.

후반 45분이 모두 흐르고 추가 시간은 6분여 주어졌다. 전북은 주도권을 잡고 공격을 이어 나갔지만 번번이 경남 수비수에 막혔다. 시간이 거의 다 흐르고 전북은 프리킥 기회를 잡았다. 마지막 득점 기회였다. 크루노슬라프 로브렉이 페널티 지역 밖에서 찬 공이 왼쪽 골대를 맞고 오른쪽으로 튕겨 나왔다. 전북 팬들이 손으로 얼굴을 감싸려는 순간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골문 쪽으로 달려가던 이동국이 공을 향해 몸을 던졌다. 공은 이동국의 머리를 맞고 골망을 흔들었다. 곧 이어 종료 휘슬이 울렸다.

이날 팀을 패배에서 구한 이동국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예비 명단에 자신이 왜 뽑혔는지를 실력으로 보여줬다. 공간을 만들어 동료에게 공격 기회를 만들어 주는 상황도 많았다. 공을 끝까지 쫓아가는 등 활발한 모습을 보이며 경기장을 찾은 대표팀 정해성 수석코치를 기쁘게 했다. 전북은 이동국의 종료 직전 동점골에 힘입어 1-1로 비겼다. 최근 경남전 5경기 연속 무패(3승 2무).

성남은 포항 스틸러스를 홈으로 불러들여 전반 6분 몰리나의 선제 결승골에 이어 사샤, 김철호의 연속 골로 3-0으로 이겼다. 성남은 5승 3무 1패(승점 18점)로 3위에 올라섰다. 특히 포항전에서 신태용 감독 부임 이후 5경기 연속 무패(4승 1무)를 올리며 2006년 9월부터 2008년까지 포항전 8경기 연속 무승 행진(1무 7패)의 천적 관계를 바꿨다.

성남=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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