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건 기자의 그런거 野]팬에게 받은 사랑 팬에게…‘착한 야구’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5월 4일 03시 00분


‘착한 기업’이 대세다. 이윤을 많이 남기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인정받는다. 사업 계획을 수립하는 단계부터 사회적 책임을 반영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방식은 다양하다. 돈을 기부하는 것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에 대한 봉사, 친환경 활동 등도 이에 포함된다.

스포츠 산업도 예외는 아니다. 스포츠를 통한 사회공헌 활동은 예전부터 있었다. ‘사랑의 3점 슈터’로 유명한 여자프로농구 신세계 정인교 감독이 대표적이다. 그는 현역 시절 3점슛을 넣을 때마다 1만 원씩 적립해 시즌 뒤 유니세프에 전달했다. 여자프로농구가 한국정신대문제 대책협의회와 함께 ‘전쟁과 여성 인권 박물관’ 건립을 위한 모금운동을 벌인 것도 좋은 예다.

프로야구도 꾸준히 사회공헌 활동을 해왔다. 특정 선수가 홈런을 치거나 도루를 성공할 때마다 일정 금액을 적립해 예정된 곳에 기부하거나 선수들이 직접 봉사 활동을 하는 이벤트는 많았다.

그런 프로야구의 사회공헌 활동이 앞으로 더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이전까지의 활동이 구단별 마케팅에 의존했다면 이제는 리그 전체의 지속적인 동참에 방점이 찍힌다.

최근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업무 협약을 했다. 홈런, 승리 등에 따른 기금 적립을 포함해 올스타전이나 포스트시즌 경기에 저소득층 가정을 초청해 야구의 즐거움을 더 많이 나누기로 했다. 5년 만에 부활한 ‘이달의 선수’도 프로야구의 사회적 책임을 반영했다. 상금 500만 원 가운데 절반을 수상자의 이름으로 출신 중학교에 전달해 유망주를 키우는 데 쓴다. 외국인이 수상할 경우 해당 연고지 중학교가 혜택을 받는다.

철도와 위스키 사업으로 거부가 된 존스 홉킨스는 ‘기부의 철학자’로 불린다. 그는 “나는 부에 대한 재능을 잠시 위탁받았을 뿐이다. 그 덕분에 얻은 재산은 다음 세대를 위해 쓰여야 한다”고 말했다. 프로야구는 팬들 덕분에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착한 야구’가 반가운 이유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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