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인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이 있는 서울 마포구 성산동 일대는 서울과 성남 일화의 경기를 시작하기 몇 시간 전부터 극심한 교통 정체를 빚었다. 하지만 부모의 손을 잡고 경기장을 향하는 아이들의 표정은 밝기만 했다. 워낙 많은 관중이 몰려 입장하는 데도 긴 시간이 걸렸다. 관중석은 경기 시작 한참 뒤까지 계속 들어찼다. 최종 관중 수는 6만747명.
2007년 4월 8일 수원 삼성과 서울 홈경기에서 기록한 5만5397명을 훌쩍 넘어선 국내 프로 스포츠 한 경기 관중 최고 기록. 그동안 서울이 적극적으로 투자했던 ‘키즈 마케팅’의 결실이었다.
경기장을 찾은 아이들에게 평생 기억에 남을 선수는 해트트릭과 도움 1개로 서울의 4-0 대승을 이끈 데얀이었다. 데얀은 전반 20분 선제골로 서울의 포문을 연 데 이어 후반 2골을 추가했고 후반 인저리 타임 때 이승렬의 골을 어시스트했다.
4위였던 서울은 이날 부산 아이파크에 0-1로 진 경남 FC를 제치고 다시 선두에 나섰다. 7승 3패의 서울은 경남(6승 3무 2패), 울산 현대(6승 3무 2패)와 승점에서 같지만 골 득실에서 앞섰다.
성남 신태용 감독은 경기 전 “선수들에게 관중이 많다고 흥분하지 말라고 특별히 당부했다”고 했지만 올 시즌 홈경기 평균 관중이 4622명에 불과한 성남 선수들은 침착한 경기를 하지 못했다.
방승환과 투 톱으로 호흡을 맞춘 데얀은 전반 20분 오른쪽에서 올린 코너킥이 방승환을 맞고 뒤로 흐르자 골 지역 왼쪽에서 슬라이딩하며 왼발로 갖다대 선제골을 성공시켰다. 데얀은 후반 24분 박용호의 크로스를 골에어리어 왼쪽 모서리에서 헤딩슛으로 연결했고 31분 김태환의 크로스를 같은 위치에서 왼발 슛으로 연결해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남아공 월드컵 예비 명단 30명에 포함된 이승렬은 후반에 투입돼 인저리 타임 때 데얀의 도움을 받아 4번째 골을 터뜨렸다.
성남은 통산 방문경기 승률이 15개 팀 중 2위(51.8%)지만 이곳에선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2004년 8월 18일 컵대회에서 2-1로 이긴 이후 이날까지 3무 4패.
이전까지 9경기 무패(6승 3무) 행진을 벌이며 선두까지 올라섰던 경남은 부산과의 마산 홈경기에서 후반 26분 부산 미드필더 한상운에게 결승골을 내줘 0-1로 졌다. 2일 서울을 3-0으로 완파했던 부산은 최근 4경기 연속 무패(3승 1무) 행진을 이어가며 6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꼴찌임에도 이날 홈에서 3만8352명의 관중을 끌어모은 수원은 대전 시티즌과 득점 없이 비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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