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cup D-30]심판도 ‘지구 대표급’… 2년전부터 전세계서 심사 또 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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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5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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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인 1조 트리오 구성… 아시아 4개 트리오 등 총 30개 트리오 선발
매달 운동 데이터 전송-개막일까지 심박수 보고 등 체력 관리 필수

《월드컵은 축구 선수에게 영광의 무대다. 월드컵에 출전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실력을 인정받는다. 선수 외에도 월드컵이 최고의 영광인 사람이 있다. 그라운드의 포청천 ‘심판’이다.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90명의 심판이 선수들과 함께 그라운드를 누빈다. 최고의 무대인만큼 최고의 실력을 갖춘 심판들이다. 월드컵 심판의 선정 과정과 한국인 심판의 역사에 대해서 알아봤다.》


○ 월드컵 심판 2년 전부터 심사 거쳐


월드컵 심판이 되는 길은 멀고도 험하다. 남아공 월드컵 심판 선정은 2006년 독일 월드컵이 끝난 다음해인 2007년부터 시작됐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대륙별로 후보자를 추천받아 주심 1명, 부심 2명으로 트리오를 구성한다. 트리오 구성은 같은 국가 또는 같은 언어권, 문화권으로 짠다. 주심과 부심 간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서다.

아시아의 경우 주심 230명 중 아시아축구연맹(AFC) 심판위원회가 주심 8명을 선정했다. 주심들은 부심 16명을 선정해 8개 조로 트리오를 짠다. 심판들은 이후 FIFA가 주관하는 20세 이하 월드컵, 클럽 월드컵 등 각종 대회에 배정돼 평가를 받았다. 2년간의 평가를 거쳐 8개 트리오 중 5개 트리오만 살아남았다. 5개 트리오는 다시 2009년 이집트 20세 이하 월드컵, 나이지리아 17세 이하 월드컵, 컨페더레이션스컵, 클럽월드컵에 배정돼 평가받았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1개 트리오가 탈락해 아시아에서는 4개 트리오가 월드컵 심판으로 나가게 됐다. 이번 월드컵에서는 아시아 4개 트리오를 비롯해 총 30개 트리오(주심 30명, 부심 60명)가 심판을 맡는다.

○ 매달 운동 데이터 보내는 등 체력 관리

심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정확한 상황 판단이다. 이를 위해 90분간 쉴 새 없이 뛸 수 있는 체력이 필수적이다. 실제 주심이 경기에서 뛰는 거리는 평균 14∼15km로 선수 중 많이 뛰는 미드필더의 평균 12km보다 더 체력 소모가 많다. 이러한 이유로 국제경기에 나서는 심판의 나이는 만 45세 이하로 제한돼 있다.

심판에게 있어서 체력 관리는 평가 대상이다. FIFA는 월드컵 후보군에 오른 심판에게 심박수 체크용 시계를 제공한다. 심판들은 본인이 운동한 데이터를 매달 FIFA에 전송해야 한다. 최종적으로 월드컵 심판에 뽑혔더라도 월드컵 개막일까지 심박수 보고를 계속해야 한다.

체력 관리와 함께 각종 세미나도 병행해야 한다. 주심은 말하기 능력 평가(영어), 축구경기 규칙평가(영어), 체력 테스트를 연 2회 받는다. 부심은 말하기 능력 평가(영어), 오프사이드 테스트, 체력 테스트를 연 1회 수행한다. 특히 부심은 오프사이드 테스트를 160회 실시한다. 이번 월드컵에 한국인 심판으로 유일하게 참가하는 정해상 심판은 “2월 뽑힌 뒤에도 세미나와 체력 테스트를 10일 동안 했다. 5월에도 체력 테스트를 실시할 정도로 엄격하다”고 말했다. 축구경기 규칙, 체력향상 계획, 심리 상태, 부상 예방 등 교육도 받는다.

○ 한국인 심판 5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한국은 지금까지 월드컵 본선 무대에 7회 연속 등 통산 8회 진출했다. 그렇다면 한국인 심판은 어떨까. 한국인 심판이 월드컵 본선 무대에 선 것은 1994년 미국 월드컵이 처음이다. 당시 박해용 심판이 부심으로 참여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는 전영현 심판이 부심으로 월드컵 무대를 밟았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는 처음으로 김영주 심판이 주심으로 뛰었다. 그 뒤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는 김대영 심판이 부심으로 참여했다. 이번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정해상 심판이 부심으로 월드컵 무대를 누빈다.

권종철 대한축구협회 심판위원장 대행은 “2016년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한국인 심판이 진출할 가능성이 크다. 2018년 월드컵에서는 주심과 부심을 함께 배출하는 것이 목표다”고 말했다. 현재 아시아에서는 주심과 부심이 함께 월드컵에 진출한 나라는 일본이 유일하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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