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팀 조별예선전 열리는 경기장 미리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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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5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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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만관중 수용 阿 최대경기장서 아르헨과 일전

토기모양 사커시티 스타디움
타일 색깔로 다양한 문화 상징

나이지리아 맞붙는 더반에는
경기장에 Y자 아치 이색 설계

“코리아? 박지성!”

5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의 사커시티 스타디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월드컵축구대회의 메인 경기장을 구경해서였을까. 이곳에서 이슬람학교에 다닌다는 3명의 아랍계 학생은 신이 난 듯했다. 기자 일행이 한국에서 왔다고 하자 곧바로 ‘박지성’이라는 이름이 튀어나왔다.

월드컵축구대회를 한 달여 앞두고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이 조별 예선전을 치를 경기장을 미리 둘러봤다.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는 6월 17일 오후 8시 반(이하 한국 시간) 한국-아르헨티나전이, 모세스 마비다 스타디움에서는 같은 달 23일 오전 3시 반 한국-나이지리아전이 열린다. 이에 앞서 포트엘리자베스의 넬슨만델라베이 스타디움에서는 12일 오후 8시 반에 한국의 첫 경기인 그리스전이 열린다.

○ 사커시티 스타디움… 아프리카 최대 경기장

5일 찾은 요하네스버그의 사커시티 스타디움은 아직 어수선했다. 외부에는 보도블록을 까는 작업이 한창이었고 경기장 안에선 전선이 여기저기 정리되지 않은 채 널려 있었다. 내부 라커룸에선 남아공팀 대표선수의 인터뷰와 광고 촬영이 진행되는 등 부산한 모습이었다.

이곳의 한국 교민들에 따르면 인부가 부족한 데다 공사 진행이 늦어지면서 최근 북한 인부 1000여 명이 새로 투입됐다. 영국 프리미어리그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저지를 입은 경기장 안내인 클레이턴 더피 씨(20)는 “16일까지는 모든 공사를 마칠 예정”이라고 말했다.

9만4700명을 수용하는 사커시티 구장은 아프리카 대륙 최대의 축구경기장이다. 6월 11일 남아공-멕시코의 개막전과 7월 12일 결승전이 열리는 이번 월드컵의 메인 경기장이다. 자동차로 이동하면 요하네스버그 시내 중심가에서 서남쪽으로 30분, 공항에서는 45분 정도 거리에 있다.

이 구장은 ‘칼리바시’라고 불리는 아프리카 전통토기 모양을 하고 있다. 경기장 바깥을 장식하고 있는 다양한 타일 색은 아프리카에 존재하는 다양한 문화를 의미한다고 한다. 야간에 불이 들어오면 ‘불타는 반지’ 모양으로 보인다.

○ 모세스 마비다 스타디움… Y자형 아치

3일 방문한 더반의 모세스 마비다 스타디움은 경기장 위를 가로지르는 ‘Y’자 모양의 거대한 아치가 이색적이다. 남아공 국기의 ‘Y’ 모양에서 따온 것으로 한때 흑백분리 정책으로 나뉘어 있었던 나라가 하나가 되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Y자형 아치는 550개의 계단을 걷거나 케이블카를 타면 꼭대기까지 올라갈 수 있다. 정상에서는 더반 시내가 한눈에 보이며 번지점프도 할 수 있다.

이 경기장 역시 아직 마무리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내부는 페인트와 전선으로 어지러웠다. 라커룸 안에는 샤워실은 물론이고 9개의 1인용 욕조를 설치해 선수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한 게 이색적이다. 이 경기장의 정보기술(IT) 시스템을 책임진 남아공 최대의 IT기업 ‘다이멘션데이타’의 제이 레디 수석전무는 “재난관리 시스템이나 대피 시스템, 폐쇄회로(CC)TV 등으로 미리 위기 상황을 알아챌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말했다. 또 경기장에서 5, 6km 떨어진 곳에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는 백업센터도 설치했다.

한 한국 교민은 “더반 지역의 치안 상황은 요하네스버그보다 나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나이지리아와의 경기가 열리기 때문에 경기 전후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남아공의 범죄 중 다수가 나이지리아 등에서 불법 입국한 흑인들이 일으킨다는 것이다.

○ 넬슨만델라베이 스타디움… 호숫가의 아름다운 경기장

한국-그리스전과 3, 4위 전 등 모두 여덟 경기가 열리는 포트엘리자베스 넬슨만델라베이 스타디움은 노스엔드 호숫가에 위치하고 있다. 알루미늄과 유리섬유로 된 경기장 지붕은 이 지역의 강한 바람을 이겨낼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이 독특한 지붕의 모양이 해바라기 같다고 해서 ‘선플라워 스타디움’으로도 불린다.

그리스전은 한국 축구대표팀의 첫 경기이자 승리할 확률이 가장 높은 경기여서 요하네스버그의 한국 교민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경기 당일 요하네스버그에서 포트엘리자베스로 가는 비행기표는 이미 매진된 상태. 12시간을 차로 이동하는 수밖에 없다고 한다.

요하네스버그·더반=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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