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현수(22)는 ‘방망이 수집광’이다. 배트 욕심이 많아 여기저기서 방망이를 모은다. 최근 타격 밸런스가 좋지 않자 감이 좋은 타자들의 방망이를 수집(?)하고 있다.
12일 잠실구장. 김현수가 새 방망이를 들고 있었다. 올 시즌 일본리그에서 팀의 4번 타자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지바 롯데 김태균이 쓰고 있는 방망이와 똑같은 모델이었다. 김현수는 배트 끝이 둥글지 않고 직선으로 깎여 있는 게 다소 생소한 듯했지만 “김태균이 이번에 새로 바꾼 것”이라는 말에 눈을 반짝였다.
그때 마침 이성열이 숨을 헐떡이며 김현수에게 달려왔다. 한 손에는 방망이 한 자루가 쥐어져 있었다.
배트의 주인은 다름 아닌 삼성 최형우. 이성열은 “방망이 좀 보여 달라고 하고 그냥 가지고 튀었다”며 신나게 떠들었다. 김현수도 시즌 초반 타격감이 괜찮은 최형우의 방망이라는 말에 얼른 받아들고는 만면에 미소를 지었다.
그의 배트 욕심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김현수는 잠실 LG전에서 같은 팀 최준석에게 자신의 방망이를 줬는데 그걸로 홈런을 쳐내자 다시 빼앗았다. 결과는 ‘삼진’으로 좋지 않았지만 야구를 잘 하고 싶은 김현수의 방망이 애착은 역시 남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