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SK의 ‘람보 슈터’ 문경은(39·사진)은 최근 밤잠을 못 이룰 때가 많았다. 연세대 시절 후배로 한솥밥을 먹으며 전성기를 누렸던 이상민(38)과 우지원(37)이 잇달아 은퇴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이젠 내 차례인가’라는 생각에 한숨을 짓던 문경은이 은퇴를 결정했다. 문경은은 13일 “구단과 협의를 거쳐 유니폼을 벗게 됐다. 미련이 남지만 현실은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전력분석 코치로 지도자 수업을 쌓게 된 그는 “스타 출신은 좋은 지도자가 되기 힘들다는 속설을 깨고 싶다. 밑바닥부터 차근차근 배우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문경은은 이미 2008∼2009시즌 종료 후 코트를 떠날 뻔했다. 구단에서 지도자를 권유했으나 더 뛰고 싶은 마음이 강했다. 결국 전년도 연봉 2억 원에서 1억4000만 원이나 삭감된 6000만 원에 사인하며 선수 생활을 1년 연장했다.
서울 답십리초등학교 5학년 때인 1982년 처음 농구공을 잡은 문경은은 국내 최고의 슈터로 이름을 날리며 프로 통산 최다인 1669개의 3점슛을 기록했다.
문경은이 떠난 SK는 올 시즌 에어컨 리그에서 최대 관심을 끌고 있다. 주희정 방성윤 등 굵직한 자유계약선수(FA)가 쏟아져서다. 이들은 15일까지 원 소속 구단인 SK와 우선 협상한 뒤 결렬되면 27일까지 다른 구단과 협상할 수 있다. 고액 연봉자인 주희정(5억2000만 원)과 방성윤(4억 원)은 FA 프리미엄을 앞세워 몸값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이적 소문도 무성하다.
신선우 감독은 구단에 두 선수 모두 꼭 잡아 달라고 요청했는데 재계약 후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도 높다. 은퇴 기로에 섰던 김병철(37·오리온스)은 1년 계약에 연봉은 구단에 위임하는 조건으로 사인했다. 신기성(KT)은 계약 조건을 둘러싼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시즌 통합챔피언 모비스에서는 김효범 김동우 박종천 등이 FA로 풀렸는데 모두 재계약할 방침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