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표 "메시 막을 수 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5월 14일 14시 31분


"이 세상에 막을 수 없는 선수는 없죠. 그런 선수는 인간이 아니겠죠."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개인통산 세 번째 월드컵 출전에 도전하는 베테랑 수비수 이영표(33·알 힐랄)가 아르헨티나 간판 공격수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 봉쇄에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영표는 14일 대표팀 소집훈련 참가를 위해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고 나서 취재진과 만나 "대표팀에서 10년 넘게 뛰면서 그동안 최고의 선수들과 상대해 봤다"며 "그들이 어떤 식의 축구를 하는지 알고 있다. 메시와는 아직 경기를 해보지 않았지만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내가 가장 좋아했던 선수가 디에고 마라도나(아르헨티나 감독)였는데 마라도나도 결국 수비수들에게 막혔다"며 "이 세상에서 막을 수 없는 선수가 있다면 절대 인간이 아니다"라며 웃음을 지었다.

이영표는 특히 "개인적으로도 특별히 메시를 생각하고 있지는 않다. 아르헨티나와 경기를 한다고 해도 특별히 메시라기보다 위험지역에 들어오는 모든 선수를 철저히 봉쇄해야 한다"며 "메시를 막으려고 모든 팀이 경계했지만 매 시즌 많은 골을 넣고 있다. 중요한 것은 위험지역에서 철저하게 상대 선수를 방어하는 훈련이다. 상대팀의 주요 선수 1~2명 때문에 팀 전술을 바꿀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영표는 월드컵을 앞둔 소감에 대해선 "세 번째 월드컵에 나설 기회를 얻어 기쁘다. 16강 진출은 국민 모두의 희망이다"며 "희망이 망상으로 변하지 않도록 짧은 시간이지만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한국 대표팀의 수비진에 대해 묻자 "수비를 4명이 한다고 하면 중앙 수비수 2명의 부담이 너무 커진다"며 "수비는 결국 4명이 아니라 11명 선수 전체가 하는 것이다. 자신의 위치를 잘 지키고 빨리 복귀하면 수비의 부담이 적어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번 월드컵에 나서는 출전국들이 모두 한국을 상대로 승점 3점을 얻겠다고 생각을 하는 게 우리 축구의 현주소다"며 "대표팀 선수 모두 우리의 현주소를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영표는 그러나 "허정무 감독의 말씀대로 유쾌한 도전이 됐으면 좋겠다. 부담이 많으면 큰 경기에 도움이 안 된다"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즐거운 마음으로 16강에 도전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알 힐랄(사우디아라비아)과 1년 계약을 연장한 이영표는 "팀에서 재계약을 강하게 원했다. 팀 전력이 아주 강하다는 게 매력이다. 그래서 재계약을 했다"고 말했다.

이영표는 이번 시즌 사우디아라비아 정규리그를 치르면서 21경기에 풀타임 출전했고, 단 1경기에 교체 출전해 총 1천899분을 뛰었다. 특히 크라운 프린스컵(4경기)과 킹컵(4경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6경기)까지 합치면 총 36경기를 치르는 혹독한 일정을 견뎌냈다.

하지만 이영표는 "긴 시즌이었지만 즐겁게 보냈다. 개인적으로 많은 것을 얻었다"며 "팀의 모든 경기에 거의 다 뛰었지만 몸 상태는 최상이다. 2~3일 정도만 회복하면 정상 컨디션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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