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직구 국내최고…서클체인지업은 미완 이강철 코치, 비디오 보며 ‘괴물비법’ 연구 절친 김광현 성공에
자극…목표의식 생겨 팀선배 윤석민·서재응에 강약조절 등 배워 올해 ‘15승+2점대 방어율+AG 金’
도전! KIA 양현종은 국내 최고수준의 직구를 던진다. 최고시속 152km의 빠른 공은 볼끝이 좋고 컨트롤도 뛰어나다. 직구에 대한 그의 믿음은 절대적이다. 올해 양현종의 목표는 15승과 2점대 방어율, 그리고 한국시리즈 2연패다. 15승은 KIA의 역대 왼손투수 최다승이고 지난해 못한 한국시리즈 선발승도 꼭 따내겠다는 각오다. 양현종은 올시즌 8경기에 나가 벌써 6승을 올렸다. 타이거즈 역사상 최고의 좌완투수를 꿈꾸는 양현종이 프로야구를 점령해 나가고 있다. ○이강철 코치님과 나란히 서고 싶다
“코치님이 항상 말씀하세요. 내 기록을 한번 깨보라고.” KIA 이강철 코치는 해태 시절 프로야구 투수 가운데 유일하게 10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를 따냈다. 양현종의 가장 큰 꿈은 이강철 코치가 세운 10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를 재현하는 것이다. “코치님 기록을 깨는 것보다는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싶어요. 꼭 해보고 싶습니다.”이강철 코치는 양현종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현종이는 구위, 체력, 유연성에 뛰어난 밸런스까지 갖고 있다”며 “올해보다 내년에 한단계 더 성장한 투구를 할 것”이라고 칭찬했다. 양현종은 올해 두명의 스승을 뛰어넘으려고 한다. 그의 목표 15승은 타이거즈 왼손투수 가운데는 역대 최다승이다. 지금까지는 김정수(KIA 2군 투수코치)와 신동수(현 동성고 감독)가 한차례씩 기록한 14승이 최고. 김정수 코치는 양현종이 신인 때 투수코치였고 신동수 감독은 동성고 시절 자신을 지도해준 스승이다. ○친구들이 목표를 만들어 줬다
“데뷔 2년 동안은 목표 없이 야구를 했다. 그저 1군에만 있으면 좋겠다는 정도였다.” 2006년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 양현종은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쿠바와의 결승전에 구원 등판해 4이닝을 던졌고 지금도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로 꼽고 있다. 그때 친구들과는 해마다 시즌 뒤 한차례씩 모임을 갖는다. 신인이던 2007년에는 신인왕을 차지했던 두산 임태훈이 한턱을 냈다. 2008년에는 당연히 SK 김광현이었다. 그해 다승왕과 정규시즌 MVP에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했다. “친구들이 잘하는 동안 나는 무엇을 했나? 그때 처음 그런 생각을 했어요. 내년에는 내가 주인공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했죠.”10승이라는 목표를 갖고 시작한 양현종은 지난해 12승을 기록했다. 그리고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친구들이 모두 축하해줬어요. 그런데 돈은 반만 냈어요.(이)용찬이가 자기도 신인왕이라고 해서….” ○스피드는 하체에서 나온다
동성고 시절 양현종의 최고스피드는 143km정도였다. 경기운영 잘하고 컨트롤이 좋은 투수였지만 스피드로 타자를 제압하지는 못했다. 프로에 와서 양현종은 2년 만에 150km의 빠른 공을 던졌고 불안했던 컨트롤까지 좋아졌다. 스피드가 빨라진 것은 하체훈련 효과가 컸다. 신인 시절 2군에서 양현종은 하루 3시간씩 하체훈련을 했다. 오른발을 내딛는 자세에서 중심을 뒤로 모았다가 앞으로 이동시키는 훈련이다. “1년 내내 러닝하고 하체훈련하고 하니까 어느 날 스피드가 148km가 나오더라구요.” 데뷔 2년째는 컨트롤이 나빠 고전했다. 스피드는 150km가 나오는데 75이닝 동안 49개의 사사구를 내줬다. “릴리스포인트 찾기가 힘들었죠. 빨라진 스피드를 컨트롤 할 수 있는 폼이 갖춰지지 않았죠.” 2008년 마무리 훈련부터는 양현종의 하체 밸런스 만들기가 시작됐다. 간베 투수코치는 양현종에게 2시간씩 하루도 빠지지 않고 밸런스 훈련을 시켰다. “지난해 한국시리즈까지 365일 하루도 빼먹지 않았어요. 하체로 공을 던진다는 말을 이해할 수 있게 됐죠.”
○류현진의 체인지업이 가장 부럽다
양현종의 직구는 국내 최고로 불릴 만하다. 그의 직구는 스피드와 볼끝에서 타자들을 압도한다. 양현종이 던지는 변화구는 서클체인지업과 슬라이더, 커브 3가지다. 커브는 많이 던지지 않고 슬라이더는 결정구로 쓰기에는 다소 약한 편이다. 올해 양현종이 직구와 함께 결정구로 사용하는 공은 서클체인지업이다. “솔직히 두개 던지면 한개는 좋고 한개는 나빠요. 아직 미완성이죠.” 양현종이 가장 부러워하는 공은 류현진의 서클체인지업이다. “이강철 코치님과 현진이형의 비디오를 많이 봐요. 그립과 던지는 방법을 보고 연구하죠.” 직구를 던질 때와 체인지업을 던질 때 팔의 스윙이 다르다는 게 문제다. “제가 체인지업 던질 때 공을 세게 못 던지는 경우가 많아요. 그것 때문에 코치님한테 꾸중도 많이 들었죠.” 빠른 공을 던지는 왼손투수에게 서클체인지업은 필수다. 서클체인지업만 완성되면 직구와 체인지업만으로도 타자를 이길 수 있다는 게 양현종과 이강철 코치의 같은 생각이다.
○저는 왼손 에이스죠
가장 친한 윤석민에게 경기운영의 노하우를 배운다. “석민이 형이 경기 전에 상대타자에 대한 분석을 다 해줘요.”상황에 맞게 어떻게 던지는 게 좋다는 것을 차분하게 설명해준다며 고마움을 표시한다. “가끔 언론에서 저를 에이스라고 표현하는데 우리 팀 에이스는 석민이 형입니다. 저는 왼손 에이스죠!” 양현종은 선배들에게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어 행복하다고 했다. 10가지의 구종을 갖고 있는 윤석민에게는 너클커브와 슬라이더 던지는 방법을 배웠다. 서재응에게는 구종의 강약조절을 배운다. “저는 공을 약하게 못 던져요. 모든 공을 전력으로 던지는데 서재응 선배는 모든 구종을 두 가지의 스피드로 던집니다.” 존경하는 선배 이대진에게는 몸 관리의 노하우를 듣는다. 윤석민의 슬라이더와 너클 커브는 너무 어렵다. 서재응의 스피드 변화는 정말 힘든 기술이다. 그래도 선배들의 비법을 전수받은 만큼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열심히 해볼 참이다.
○국가대표로 아시안게임 나간다
올해 양현종의 가장 큰 꿈은 태극마크를 달고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는 것이다. 류현진과 김광현, 봉중근 같은 뛰어난 왼손투수가 많지만 양현종도 가능성이 높다. 그의 빠른공이면 선발과 불펜에서 모두 대표팀에 도움을 줄수 있다. 청소년대표로 세계정상에 올랐던 그는 앞으로 국가대표팀의 단골멤버가 될지도 모른다. 양현종은 밝고 정이 많은 선수다. 안경너머로 보이는 그의 눈빛에서는 강한 승부욕도 보인다. 양현종이 타이거즈 역사상 최고의 좌완투수로 성장하고 있다. 그는 계속 발전하고 있다. 그래서 더 가치가 높은 양현종이다.
▶Who 양현종? ○생년월일:1988년 3월 1일 ○신장/체중:183cm/85kg ○학력:학강초∼동성중∼동성고 ○투타:좌투좌타
○프로입단 및 계약금:2007년 KIA 입단(2차 1번)·2억원
○연봉:2000만원(07년)∼2400만원(08년)∼3500만원(09년)∼1억원(2010년) ○2010년 성적:8게임 6승1패
방어율 3.99 ○통산 성적:116게임 19승13패 6홀드 방어율 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