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명단이 30명에서 26명으로 또 추려졌다. 이 가운데 3명은 어쩔 수 없이 탈락의 고배를 들어야 한다. 허심을 사로잡지 못한 태극전사들은 월드컵이 다가올수록 더 피가 마른다. 그러나 ‘꿈의 무대’를 밟기 위해서는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사실상 최종명단 23명의 윤곽이 95% 이상 드러난 가운데 가장 경쟁이 치열한 최전방 공격진과 중앙 미드필드 구도를 경쟁자들의 장단점을 통해 집중분석해 본다.
▶ 이동국 문전처리·움직임·팀플레이 감각절정 상승세 발목 잡은 햄스트링 부상 변수
▶이승렬 성장속도 빠르고 MF들과 ‘찰떡궁합’ 돌발상황에 대처할 빅게임 경험 부족
▶ 신형민 탁월한 위치선정·패스 일품·몸싸움 능해 떨어지는 스피드 지능적인 플레이로 커버
▶ 구자철 좋은 기술에 넓은 시야·대담함 까지 겸비 백패스·볼 끄는 버릇·대표팀 경기서 기복
○최전방 FW -이동국과 이승렬 최전방 포워드는 이동국(31·전북)과 이승렬(21·FC서울)이 한 자리를 놓고 다투는 형국이다. 둘을 직접 비교하는 건 무리다. 이동국은 10년 이상 대표팀 붙박이 공격수로 실력이 이미 검증됐다. 반면 이승렬은 이제 A매치 6경기를 소화한 풋내기다. 그러나 화려한 과거경력을 뒤로 냉정하게 평가하면 이승렬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
이동국의 감각은 2006독일월드컵을 앞두고 한창 좋았던 때와 비슷하다는 평이 나올 정도. 문전처리는 물론 경기 중 볼을 받으러 나가는 동작, 수비를 등지고 동료에게 연결하거나 간수하는 플레이가 안정적이다. 더 고무적인 건 활발한 수비가담과 대표팀의 팀플레이에 점점 녹아들고 있다는 점이다.
변수는 허벅지 부상 후유증이다. 다행이 오랜 재활이 필요하지는 않지만 컨디션 상승을 위해 1분 1초가 아까운 시점에 찾아온 부상이 달갑지 않다.
이승렬의 가장 큰 장점은 주전 미드필더들과의 ‘궁합’이다.
또래이자 한때 팀 동료였던 기성용, 이청용과 호흡이 척척 맞는다. 자기가 가진 기량의 100%를 그라운드에 발휘할 수 있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다. 선배들의 장점을 습득하는 속도도 빨라 최근 무섭게 성장했다.
가장 큰 약점은 역시 경험부족이다. 월드컵과 같은 큰 무대에서 예기치 않은 변수가 발생했을 때 헤쳐 나가는 능력은 미지수다.
○중앙 MF - 신형민과 구자철 중앙 미드필더는 기성용(셀틱), 김정우(상무), 김남일(톰 톰스크)이 한 자리씩 예약했고 신형민(24·포항)과 구자철(21·제주)이 남았다.
신형민은 허정무호 출범 이후 빛을 본 숨은 보석 중 하나다. 위치선정이 탁월해 상대 키 플레이어의 패스 길을 차단하고 압박하는 능력은 김정우와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는다. 전방으로 찔러주는 중장거리 패스 또한 일품이고 탄탄한 체격을 바탕으로 몸싸움도 밀리지 않는다. 스피드가 다소 떨어지는 게 흠이지만 지능적인 플레이로 이를 커버한다.
구자철(제주)은 기술이 좋고 시야가 넓다. 어린 나이답지 않게 대범하다.
그러나 습관적인 백패스와 혼자서 볼을 오래 끄는 버릇이 있다. 템포를 빨리 가져가야 할 때 백패스를 하거나 드리블을 해서 흐름을 끊는 경우가 있다. 소속 팀에서 펄펄 날다가도 대표팀에 오면 경기력이 저하되는 패턴도 다소 아쉽다.
이들의 운명은 앞으로 2주 안에 결정된다. 그 때까지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방법 밖에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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