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번개”… 볼트 총알질주에 4만5000 열광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5월 20일 03시 00분


100m 9초86 우승… 국내대회 최고기록 0.06초 단축여호수아 10초48로 7위 그쳐… 한국기록 경신 또 실패

“나를 따르라”  경기가 시작되기 전 익살기 가득했던 그의 표정이 출발 총성이 울리자 먹잇감을 노려보는 표범처럼 변했다. 우사인 볼트(왼쪽에서 네 번째)가 대구 국제육상경기대회 남자 100m에서 레이스 막판 옆의 전광판을 바라보며 역주하고 있다. 대구=원대연 기자
“나를 따르라” 경기가 시작되기 전 익살기 가득했던 그의 표정이 출발 총성이 울리자 먹잇감을 노려보는 표범처럼 변했다. 우사인 볼트(왼쪽에서 네 번째)가 대구 국제육상경기대회 남자 100m에서 레이스 막판 옆의 전광판을 바라보며 역주하고 있다. 대구=원대연 기자
“와∼”

지구에서 가장 빠른 스프린터 우사인 볼트(24·자메이카)가 19일 열린 대구 국제육상경기대회 남자 100m를 위해 대구스타디움 트랙으로 들어오자 팬들은 환호와 박수를 쏟아냈다. 볼트가 장내 아나운서의 선수 소개 때 얼굴을 두 손으로 가렸다 살짝 보여주는 특유의 장난스러운 표정을 짓자 경기장은 열광의 도가니로 변했다. “와, 내가 저렇게 유명한 선수가 뛰는 것을 직접 보다니”라는 감탄사가 이어졌다.

출발 총성이 울리자 볼트는 쏜살같이 트랙을 질주했고 기대대로 맨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전광판에 새겨진 숫자는 9초86. 지난해 타이슨 게이(미국)가 세운 대회기록(9초94)은 물론 1988년 서울 올림픽 때 미국 단거리의 전설 칼 루이스가 세운 역대 국내대회 최고 기록(9초92)이 바뀌는 순간이었다.

역시 명불허전이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남자 100m(9초69)와 200m(19초30) 세계기록을 세웠고 지난해 베를린 세계선수권에서 100m(9초58)와 200m(19초19) 세계기록을 갈아 치운 볼트는 국내 팬들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17일 팬 미팅에 수많은 팬이 몰린 데 이어 이날도 4만5000여 명이 운집해 볼트의 명품 레이스를 지켜봤다.

‘번개’ 우사인 볼트(24·자메이카)가 레이스를 마친 뒤 특유의 익살스러운 세리머니로 팬들의 환호에 답례하고 있다. 볼트는 19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대구 국제육상경기대회 남자 100m에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볼트는 1998년 서울 올림픽 때 칼 루이스(미국)가 세운 국내 대회 최고 기록(9초92)을 0.06초 경신했다. 대구=원대연 기자
‘번개’ 우사인 볼트(24·자메이카)가 레이스를 마친 뒤 특유의 익살스러운 세리머니로 팬들의 환호에 답례하고 있다. 볼트는 19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대구 국제육상경기대회 남자 100m에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볼트는 1998년 서울 올림픽 때 칼 루이스(미국)가 세운 국내 대회 최고 기록(9초92)을 0.06초 경신했다. 대구=원대연 기자
팬들은 볼트가 우승하자 기립박수를 보냈고 볼트는 손을 흔들며 경기장을 한 바퀴 도는 것으로 답례했다. 볼트는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 분위기가 좋았다. 내년에도 이 분위기를 느끼고 싶다. 올해는 내년 세계선수권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기 위해 쉬었다 가는 해다. 부상 없이 내년을 위해 투자하는 해다”라고 말했다. ‘양팔로 총 쏘는 듯한 세리머니’에 대해선 “세계 최고가 되고자 하는 바람을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이클 프레이저(자메이카)가 10초15로 2위, 마이크 로저스(미국)는 10초18로 3위. 반면 국가대표 여호수아(인천시청)는 10초48로 7위에 그쳐 1979년 멕시코 유니버시아드에서 서말구가 세운 한국기록(10초34) 경신에 실패했다. 임희남(광주시청)은 10초59로 8위. 김국영(안양시청)은 10초74로 9위.

여자 100m에서는 미국의 카멜리타 지터가 11초F로 자메이카의 베로니카 캠벨브라운(11초05)을 제치고 우승했다.

대구=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대회 기록실


○ 100m △남자=①우사인 볼트(자메이카) 9초86 ②마이클 프레이저(자메이카) 10초15 ③마이크 로저스(미국) 10초18 △여자=①카멜리타 지터(미국) 11초F ②베로니카 캠벨브라운(자메이카) 11초05 ③셰론 심슨(자메이카) 11초26

○ 200m △남자=①라이언 베일리(미국) 20초58 ②마빈 앤더슨(자메이카) 20초59 ③라에 에드워즈(미국) 20초73 △여자=①비앙카 나이트(미국) 22초92 ②시도니 마더실(케이맨제도) 23초14 ③로즈마리 화이트(자메이카) 23초30

○ 400m △남자=①앤젤로 테일러(미국) 45초21 ②라바 유시프(수단) 45초38 ③저메인 곤살레스(자메이카) 45초52

○ 800m △남자=①물레이니 물라우치(남아공) 1분45초60 ②길버트 킵코에그(케냐) 1분46초01 ③아브라함 키플라가트(케냐) 1분46초02 △여자=①케니야 킹클레어(자메이카) 2분0초51 ②파멜라 젤리모(케냐) 2분1초52 ③다델린 페이프(호주) 2분1초88

○ 1500m △여자=①니키 햄블린(뉴질랜드) 4분15초21 ②카일라 맥나이트(호주) 4분15초90 ③에스더 쳄타이(케냐) 4분16초62

○ 110m 허들 △남자=①데이비드 올리버(미국) 13초11 ②데이론 로블레스(쿠바) 13초26 ③드와이트 토머스(자메이카) 13초40

○ 100m 허들 △여자=①버지니아 파월(미국) 12초77 ②롤로 존스(미국) 12초78 ③페르디타 펠리디엔(캐나다) 12초80

○ 3000m 장애물 △남자=①첼리모 킵체레지(케냐) 8분14초59 ②실라스 키툼(케냐) 8분15초81 ③비스루크 킵코리르(케냐) 8분16초68

○ 멀리뛰기 △여자=①푼미 지모(미국) 6.68m ②정순옥(안동시청) 6.47m ③이바나 스파노비치(세르비아) 6.37m

○ 장대높이뛰기 △여자=①율리아 골루브치코바(러시아) 4.65m ②카롤린 힝스트(독일) 4.50m ③레이시 잰슨(미국) 4.50m

○ 세단뛰기 △남자=①랜디 루이스(그라나다) 17.01m ②김덕현(광주시청) 16.87m ③새미르 레인(아이티) 16.64m

○ 해머던지기 △여자=①베티 하이들러(독일) 75.28m ②타티아나 리센코(러시아) 72.36m ③카트린 클라스(독일) 72.12m

○ 창던지기 △남자=①이고르 야니크(폴란드) 80.46m ②박재명(대구시청) 80.11m ③마르크 프랑크(독일) 78.76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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