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m 9초86 우승… 국내대회 최고기록 0.06초 단축여호수아 10초48로 7위 그쳐… 한국기록 경신 또 실패
“나를 따르라” 경기가 시작되기 전 익살기 가득했던 그의 표정이 출발 총성이 울리자 먹잇감을 노려보는 표범처럼 변했다. 우사인 볼트(왼쪽에서 네 번째)가 대구 국제육상경기대회 남자 100m에서 레이스 막판 옆의 전광판을 바라보며 역주하고 있다. 대구=원대연 기자
“와∼”
지구에서 가장 빠른 스프린터 우사인 볼트(24·자메이카)가 19일 열린 대구 국제육상경기대회 남자 100m를 위해 대구스타디움 트랙으로 들어오자 팬들은 환호와 박수를 쏟아냈다. 볼트가 장내 아나운서의 선수 소개 때 얼굴을 두 손으로 가렸다 살짝 보여주는 특유의 장난스러운 표정을 짓자 경기장은 열광의 도가니로 변했다. “와, 내가 저렇게 유명한 선수가 뛰는 것을 직접 보다니”라는 감탄사가 이어졌다.
출발 총성이 울리자 볼트는 쏜살같이 트랙을 질주했고 기대대로 맨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전광판에 새겨진 숫자는 9초86. 지난해 타이슨 게이(미국)가 세운 대회기록(9초94)은 물론 1988년 서울 올림픽 때 미국 단거리의 전설 칼 루이스가 세운 역대 국내대회 최고 기록(9초92)이 바뀌는 순간이었다.
역시 명불허전이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남자 100m(9초69)와 200m(19초30) 세계기록을 세웠고 지난해 베를린 세계선수권에서 100m(9초58)와 200m(19초19) 세계기록을 갈아 치운 볼트는 국내 팬들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17일 팬 미팅에 수많은 팬이 몰린 데 이어 이날도 4만5000여 명이 운집해 볼트의 명품 레이스를 지켜봤다.
‘번개’ 우사인 볼트(24·자메이카)가 레이스를 마친 뒤 특유의 익살스러운 세리머니로 팬들의 환호에 답례하고 있다. 볼트는 19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대구 국제육상경기대회 남자 100m에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볼트는 1998년 서울 올림픽 때 칼 루이스(미국)가 세운 국내 대회 최고 기록(9초92)을 0.06초 경신했다. 대구=원대연 기자 팬들은 볼트가 우승하자 기립박수를 보냈고 볼트는 손을 흔들며 경기장을 한 바퀴 도는 것으로 답례했다. 볼트는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 분위기가 좋았다. 내년에도 이 분위기를 느끼고 싶다. 올해는 내년 세계선수권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기 위해 쉬었다 가는 해다. 부상 없이 내년을 위해 투자하는 해다”라고 말했다. ‘양팔로 총 쏘는 듯한 세리머니’에 대해선 “세계 최고가 되고자 하는 바람을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이클 프레이저(자메이카)가 10초15로 2위, 마이크 로저스(미국)는 10초18로 3위. 반면 국가대표 여호수아(인천시청)는 10초48로 7위에 그쳐 1979년 멕시코 유니버시아드에서 서말구가 세운 한국기록(10초34) 경신에 실패했다. 임희남(광주시청)은 10초59로 8위. 김국영(안양시청)은 10초74로 9위.
여자 100m에서는 미국의 카멜리타 지터가 11초F로 자메이카의 베로니카 캠벨브라운(11초05)을 제치고 우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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