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프로야구에는 ‘신이 내린 투수’ 2명이 있었다. 롯데 최동원과 해태 선동열이다. 각각 1983년, 1985년에 데뷔한 최동원과 선동열은 3차례 선발로 만났다. 1986년 4월 19일 선동열이 1-0으로 완봉승했고, 8월 19일 최동원이 2-0 완봉승으로 되갚았다. 마지막 대결은 1987년 5월 16일. 둘은 연장 15회까지 나란히 200개가 넘는 공을 던져 2-2로 비겼다.
최근 프로야구 최대 관심사는 한화 류현진과 SK 김광현의 맞대결 여부다. 둘은 각각 2006년, 2007년에 데뷔해 3시즌을 함께 보냈지만 선발로 만난 적은 없다. 올해도 4월 말까지 엇갈려 등판하다 지난달 29일을 시작으로 5, 11, 16일 잇달아 같은 날 선발로 나섰다. 한화와 SK는 21∼23일 대전에서 주말 3연전을 한다. 16일까지의 선발 로테이션대로라면 22일에 만날 것 같았다.
잔뜩 무르익었던 ‘빅 이벤트’ 성사 가능성은 18일 전 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되면서 복잡하게 됐다. 한화 한대화 감독이 류현진을 23일 내보내겠다고 선수를 쳤다. 이에 대해 SK 김성근 감독은 굳이 피할 생각은 없다고 하면서도 확답을 미루고 있다.
팬들이야 맞대결을 바라겠지만 김 감독의 선택은 쉽지 않을 듯하다. 일단 최근 컨디션이 다르다. 류현진은 17개의 탈삼진을 기록한 11일 LG전을 포함해 최근 2경기에서 완벽한 승리를 챙겼다. 반면에 김광현은 11일 롯데전 8실점 등 최근 3경기에서 1패만 기록했다. 순위 싸움도 고려 요소다. 1987년 선동열과 최동원의 마지막 대결 당시 3위 해태와 5위 롯데의 승차는 1.5경기였다. 최동원은 전날까지 2승 4패로 선동열(6승 1세이브)에 비해 성적이 좋지 않았지만 팀의 4강 합류를 위해 물불 가릴 처지가 아니었다. 20일 현재 선두 SK와 8위 한화의 승차는 13.5경기다. 확실한 1승 카드를 놓고 무리수를 둘 필요가 없다. ‘야구의 신’ 김 감독의 선택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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