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축구 K리그 4팀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에 올라 있다. 동아시아에 배정된 4장의 8강 티켓을 모두 국내 팀이 확보한 것이다. 수원 삼성과 성남 일화, 전북 현대와 포항 스틸러스. 한 국가에서 출전한 4팀이 모두 8강에 오른 것은 챔피언스리그 사상 처음이다.
한국은 2008년 전남 드래곤즈와 포항이 출전했지만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지난해에는 4팀이 출전해 포항과 FC 서울만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에 비하면 올해 성적은 월등히 나아졌다.
챔피언스리그에서 K리그 팀들이 승승장구하는 것은 챔피언스리그에 대한 인식 전환 때문이다. 지난해 포항은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해 팀을 세계에 알렸다. 클럽월드컵에도 출전해 3위로 선전하는 모습은 다른 팀들의 부러움을 사기에 충분했다. 한 구단 관계자는 “각 구단 고위층들이 지난해 포항이 세계적인 팀들과 클럽월드컵에서 맞붙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K리그 우승보다 아시아 최고의 팀이 되는 게 구단 홍보에 더 도움이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두둑해진 상금도 한몫했다. 올해 우승 상금은 150만 달러(약 17억 원)이다. 2008년(60만 달러)에 비해 두 배 이상 올랐다. 여기에 챔피언스리그 우승팀은 클럽월드컵에도 출전할 수 있다. 클럽월드컵에 출전하면 출전 수당이 최소 100만 달러로 챔피언스리그를 통해 최소한 300만 달러 이상을 손에 쥘 수 있다. 소속팀 선수들은 K리그를 떠나 국제무대를 경험할 수 있어 실력 향상이나 경험 면에서 충분한 동기 부여가 된다.
K리그 팀들의 챔피언스리그 집중도도 달라졌다. 정규리그 최하위를 기록 중인 수원은 16강전을 앞두고 이운재, 염기훈 등 주전 선수들을 국내 리그에 출전시키지 않았다. 포항은 8강전을 앞두고 김재성 황재원 등 선수들에게 휴식을 주며 체력을 비축하게 했다. 그만큼 K리그 구단들이 챔피언스리그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 눈에 띄게 늘었다. 한 구단 관계자는 “선수들도 챔피언스리그 무대에 서는 것을 영광으로 생각하고 있다. 달라진 위상만큼 앞으로 그 중요도는 더욱 커질 것 같다”고 말했다. 8강전은 9월 15일과 22일 홈앤드어웨이 방식으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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