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이 훈련하고 있는 오스트리아 전지훈련장 분위기가 썰렁하다고 한다. 일부에서 ‘이동국은 그리스전을 못 뛴다’며 사실상 최종 엔트리 탈락을 암시하는 보도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동국은 취재진의 인터뷰를 사양하고 있고, 코칭스태프도 이동국 얘기는 아예 꺼내지도 못하게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동국이 최종 엔트리에 드느냐보다 허정무 감독과 이동국이 그동안 보여준 모습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06년 독일 월드컵을 앞두고 무릎 부상으로 꿈을 접은 이동국은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이후 12년 만에 본선 무대를 밟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해왔다. 스트라이커 부재에 고민하던 허 감독도 “더 많이 뛰고 수비 가담도 더 해야 한다”며 독려해 왔다. 이동국은 변화를 위해 몸부림쳤고 16일 에콰도르와의 평가전 때 폭넓은 움직임과 수비 가담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그날 허벅지에 탈이 났고 이게 ‘이동국 최종 엔트리 탈락 논란’의 빌미가 되고 있다. 대표팀 관계자에 따르면 의학적으론 거의 완쾌됐다고 하지만 부정적인 전망은 그치지 않고 있다.
허 감독은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섣부른 추측을 경계하고 있다. 그는 최근까지 “이동국은 본선에서 꼭 필요한 선수”라며 그동안 이동국이 보여준 변화의 모습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일부에서 “이동국의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허 감독은 신경 쓰지 않았다. 플레이가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고 월드컵에 대한 열정으로 똘똘 뭉친 이동국이 합류하면 팀 분위기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허 감독은 선택을 해야 한다. 이동국에게는 운명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이동국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자 “이동국만 보지 말고 팀 전체를 봐 달라”고 지적했듯 허 감독은 한국이 최상의 전력을 낼 수 있는 결정을 해야 한다. 어떤 선택이 내려지든 허 감독과 이동국은 ‘대한민국’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다만 팬들은 이동국이 부상 때문에 다시 눈물을 흘리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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