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의 벽’이란 재테크 서적이 있다. 1억이란 덩어리만 모으면 다음부턴 돈 불리기가 쉬운데 대개의 사람들이 거기까지 가질 못하고 포기하는 현실을 거론하며 종자돈 1억원을 만드는 비법을 설명하는 책이다.
비단 ‘1억’이란 숫자의 상징성은 재테크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2010년5월30일, 1982년 출범한 프로야구가 누적관중 1억 명을 찍었다. ‘1억’이란 숫자는 곧 ‘프로야구=국민스포츠’를 성립시키는 보증서라 할 만하다. 1억 시대에서 2억 시대로 가는 간격은 필시 29년보다 짧아질 것이다.
1억 관중시대의 의미에 관해 한체대 스포츠사회학과 이종영 교수는 “야구 관람문화가 국민들 속에 침투된 증거다. 축구처럼 내셔널리즘을 자극하는 국가대표 A매치가 아님에도 축구보다 먼저 1억 관중을 달성한 것은 놀랍다”고 말했다.
특히 이 교수는 2006년 이래 야구팬이 급속도로 확대된 것에 의미를 부여했다. 그리고 원인을 여성, 가족팬의 증가에서 찾았다.
“베이징올림픽을 통해 여성들도 ‘야구가 이렇게 스릴 있고 재미있을 수 있구나’라고 실감한 것 같다. 축구도 월드컵에서 경험했지만 관중 관람문화에서 프로야구가 선도를 했다”고 평했다.
이 교수는 부산의 응원문화를 연구한 논문을 빌려서 “축구가 열광적 서포터스 중심으로 움직이는 데 비해 야구는 가족이나 연인 단위로 와서 음식이나 맥주를 마시며 여유롭게 관람하는 휴식 공간의 기능도 갖는다. 여가문화로서 볼거리, 먹거리, 놀거리가 동시에 가능하기에 (대중적인)사람들을 많이 끌어들일 수 있는 종목의 속성상, 야구가 강점을 지닌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