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태휘(29·교토상가)의 부상으로 강민수(24·수원)가 2010남아공월드컵 출전 티켓을 손에 넣었다. 대표팀은 “벨라루스와의 경기에서 왼쪽 무릎 인대가 파열(4주 진단)된 곽태휘를 제외하고 강민수를 합류시키기로 결정했다”고 31일(이하 한국시간) 밝혔다. 30인 예비엔트리에 포함됐다 4명의 1차 탈락자에 포함돼 허정무 사단을 떠났던 강민수는 2일 새벽 오스트리아에 위치한 대표팀 전훈 캠프에 합류한다.
● “허 감독님의 말이 현실이 됐어요.”
강민수는 5월16일 에콰도르와의 평가전 직후 대표팀을 나와야 했다.
허 감독은 에콰도르전 다음날 강민수를 불렀다.
“함께하고 싶지만 미안하게 됐다. 너무 실망하지 말고 부상자가 나올 수 있는 등 상황이 바뀔 수 있으니 팀에서 열심히 하고 있어라.”
면담 직후 강민수는 짐을 싸 소속팀으로 복귀해야 했다.
“사실 실망감도 적지 않았지만 K리그에서 내가 워낙 부진해 탈락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인지 금방 털어버릴 수 있었다”고 그는 말했다.
그는 소속팀 수원의 수비시스템에 적응하지 못해 고전했다. 결국 이것이 빌미가 돼 대표팀에서 탈락했다. 강민수는 월드컵 출전의 꿈을 접고 수원으로 복귀해 제 기량을 회복하며 부진에서 탈출하고 있다.
강민수는 “지금 내가 당장 대표팀에 가서 뭘 하겠다기보다 23명 안에 녹아들 수 있도록 하겠다. 대표팀에서 탈락한 이후 친한 (박)주영이, (이)근호와 제대로 이야기도 못 할 정도로 분위기가 애매했다. 다시 함께 지낼 수 있게 돼 더 좋다”며 기쁨을 숨기진 않았다.
● “태휘 형이 다쳐 얼떨떨해요.”
강민수는 자신의 월드컵 엔트리 포함을 마냥 기뻐할 수는 없었다.
꿈의 무대에 서게 됐지만 2007년 전남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선배 곽태휘의 부상 때문에 대신 월드컵에 가기 때문. 둘은 전남이 2007년 FA컵에서 우승할 당시 함께 수비라인을 책임졌던 선후배 사이다.
“지금은 좋아할 상황은 아닌 것 같다. 태휘 형이 다치면서 내가 들어가게 됐다. 얼떨떨하고 한편으로는 미안하기도 하다.”
강민수는 벨라루스와의 평가전을 TV로 보면서 곽태휘가 부상을 입는 상황을 봤다. TV 화면으로 볼 때는 ‘큰 부상은 아니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29일 경기를 치렀고, 30일 회복훈련까지 소화한 그는 피곤해서 전반만 보고 잠이 들었다.
그런데 아침 일찍부터 핸드폰으로 전화가 쏟아졌다. 곽태휘가 부상을 입어 강민수가 대체 선수 후보로 언급되자 지인들이 축하전화를 한 것. 또 31일 팀의 오전 훈련에 나가자 선배들이 “(강)민수 월드컵에 갈 수도 있겠던데”라고 농을 던졌다. 그는 이날 오후 소속팀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자신의 월드컵 행을 알게 됐다.
“주변에서 많이 이야기했지만 솔직히 크게 기대하진 않았다. 대표팀에 가서 무조건 열심히 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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