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호의 ‘골 넣는 수비수’로 각광 받았던 곽태희가 결국 부상으로 대표팀에서 낙마했다. 유럽 생활을 접고 월드컵 출전을 위해 국내로 복귀한 설기현(포항) 역시 3월 훈련 중 왼 무릎을 다쳐 수술대에 오르며 월드컵 3회 연속 출전의 꿈을 접어야 했다.
한국대표팀의 부상 악연은 1994년 미국월드컵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주전 중앙 수비수였던 강철이 출국 하루 전 연습경기에서 발목 부상 재발로 최종엔트리에서 제외되는 아픔을 맛봤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 때는 스트라이커 황선홍이 부상 덫에 걸렸다. 대회 직전인 6월4일 중국전에서 오른 무릎 십자인대를 다쳤다. 당시 사령탑이던 차범근 감독은 그를 최종엔트리에 포함시켜 기적을 바랬지만 결국 본선에서 한 경기도 뛰지 못한 채 조별리그 내내 벤치만 지켰다.
직전 대회인 2006년 독일월드컵을 앞두고는 이동국이 피해자였다.
4월 K리그 도중 무릎십자인대가 파열됐고, 이동국은 독일행 꿈을 접었다. 지난달 16일 에콰도르와의 평가전에서 오른 허벅지 근육 부상을 당한 이동국은 이번에도 부상에 발목이 잡힐 위기에 처해 있다.
‘불행 중 다행’인 경우도 있었다. 2002년 한일월드컵을 앞둔 이영표는 경주 캠프에서 왼쪽 종아리를 다쳐 6주 진단을 받았지만, 기적적으로 통증을 극복했다. 조별리그 1·2차전은 벤치를 지켰지만 포르투갈과의 3차전부터 선발로 기용된 그는 결국 4강 신화의 주역이 됐다.
곽태희나 설기현 처럼 불의의 부상으로 이번 남아공월드컵에 참가하지 못하는 다른 나라 선수들도 여럿 있다. 데이비드 베컴과 마이클 오웬은 각각 아킬레스건과 햄스트링 부상으로 잉글랜드대표팀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독일의 미하엘 발라크 역시 발목 부상으로 꿈의 무대에 뛰지 못한다. 첼시 소속으로 가나의 ‘키 플레이어’인 마이클 에시엔 역시 31일(한국시간) 발표된 최종엔트리에서 빠졌다. 무릎 부상이 원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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