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cup D-10]아나운서 김보민씨, 남편 김남일 응원메시지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6월 1일 03시 00분


“남들은 노장이라지만
도전의식 팔팔한 당신
마지막이 될 남아공서
16강 진출 꼭 이뤄요”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남편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는 축구대표팀 미드필더 김남일의 아내 김보민 KBS 아나운서. 변영욱 기자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남편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는 축구대표팀 미드필더 김남일의 아내 김보민 KBS 아나운서. 변영욱 기자
“팔불출 아내라고 불러도 상관없어요. 월드컵을 준비하는 남편을 보면서 정말 가족과 축구를 사랑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월드컵을 멋지게 치르고 돌아왔으면 좋겠어요.”

축구선수를 남편으로 둔 아내에게 남아공 월드컵은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 한국 대표팀 미드필더 김남일(33·톰 톰스크)의 아내인 김보민 KBS 아나운서(32)는 “월드컵은 서로 사랑을 확인하는 좋은 계기가 된다”고 말했다.

강력한 카리스마를 자랑하는 김남일은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세계적인 선수들을 거침없이 막아내 ‘진공청소기’란 별명을 얻은 한국 수비라인의 핵. 2006년 독일 월드컵에 이어 3회 연속 출전한다. 이번이 사실상 마지막 월드컵 무대. 김남일과 김 아나운서는 2007년 말 결혼해 이듬해 아들 서우(2)를 얻었다.

“남일 씨가 언제부턴가 정강이 보호대 안쪽에 태극기와 제 이름, 아들 서우 이름을 새기고 경기장에 나섭니다. 그라운드에서 혼자 뛰는 게 아니라 가족과 함께 셋이 뛰고 있다는 의미랍니다. 눈물이 핑 돌았어요.”

김 아나운서는 남편의 마지막 월드컵에 임하는 자세가 남다르다고 말한다. 김남일은 “후배에게 밀려 벤치에 앉아만 있어도 행복할 것”이라며 여유를 보이고 있다. 또 예전에는 유니폼을 가져온 적이 없는데 요즘은 모든 대표팀 유니폼을 가져와 깨끗이 빨아서 정리해 놓는단다. 아들 서우에게 “아빠가 이런 사람이었다”는 추억을 보여주고 싶다고.

“아들이 남편을 아빠가 아닌 엄마라고 불러요. 그만큼 세심하게 아들을 챙겨요. 일본을 거쳐 러시아에서 활동해 자주 보지 못하는데 집에 오면 너무 다정다감하고 치밀하게 챙겨주니까 몇 달에 한 번씩 와도 아빠 얼굴을 잊지 않아요.”

김 아나운서는 방송을 해야 해 해외에서 활약하는 남편을 옆에서 내조하지 못했다. 이번에도 현장에는 가지 못한다. 그래서 항상 마음으로 응원을 보낸다. KBS ‘스포츠타임’을 진행할 때 남편이 나오면 이름을 크게 불러주거나 “김남일 선수 파이팅”을 외치기도 한다. 지난달 파주 축구국가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에서 훈련하다 외박을 나왔을 때도 직접 마중을 나갔고 이틀간 좋아하는 음식을 손수 차려줬다. 현장엔 없지만 늘 마음으로 응원하고 있다는 표현이었다.

“남들은 남편이 노장이라며 은퇴를 얘기해요. 하지만 제겐 아직도 젊은 선수에 전혀 뒤지지 않는 최고의 선수입니다. 도전의식도 식지 않았어요. 이번에도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마지막 사자후를 토할 것이라 확신해요. 사랑하는 남일 씨, 원정 사상 첫 16강 진출 꼭 이루고 오세요.”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동아일보 변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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