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개막이 7일 앞으로 다가왔다. 한국은 B조에서 그리스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 등 강호를 상대로 사상 첫 원정 16강에 도전한다. 한국에는 박지성이란 걸출한 스타가 있고 아르헨티나는 리오넬 메시란 월드 스타가 버티고 있다. B조는 물론이고 조별리그에서 빅 매치로 꼽히는 경기를 스타들의 라이벌 대결을 통해 조명해 본다.》
박지성 vs 메시 이름값만 놓고 볼 때 두 선수를 라이벌로 꼽기에는 분명 무리가 있다. 박지성(29·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한국 최고지만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23·바르셀로나)는 세계 최고의 선수로 평가된다. 독일의 한 축구 전문 사이트에 따르면 박지성의 이적 시장에서의 가치는 169억 원인 데 비해 메시의 가치는 세계 최고인 1220억 원이다.
박지성의 별명은 ‘산소탱크’ ‘두 개의 심장’ ‘캡틴’이다. 올 시즌 소속 팀에서 43골을 작렬시킨 메시는 브라질의 펠레와 함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축구 선수로 꼽히는 디에고 마라도나 아르헨티나 대표팀 감독에 비유된다.
하지만 축구는 일대일로 겨루는 테니스나 복싱이 아니고 11명이 겨루는 팀 경기이기 때문에 한국의 박지성과 아르헨티나의 메시는 라이벌이다.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박지성이 오히려 메시를 앞선다. 한국은 ‘박지성의 팀’이지만 아르헨티나는 ‘메시의 팀’은 아니기 때문이다.
허정무 감독은 “박지성 없는 한국 축구는 상상할 수 없다”고 표현하지만 마라도나 감독은 단지 “메시가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난 것을 신께 감사한다”고 표현했을 뿐이다.
미드필더로서 어떤 자리든 소화하는 박지성은 기량으로도 뛰어나지만 팀의 리더로서 그 가치가 빛난다. 2008년 10월 15일 아랍에미리트와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2차전부터 주장 완장을 찬 그는 색깔이 없다고 비난받던 ‘허정무호’를 공격적인 팀으로 변모시켰다. 그는 팀플레이를 극대화하는 데 누구보다도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반면 아르헨티나 대표팀을 바라보는 시각은 다소 비판적이다. 아르헨티나 주요 일간지인 클리린의 축구 칼럼니스트 호라시오 파가니 씨는 “스타들로 가득 찬 아르헨티나 대표팀은 우선 ‘팀’부터 돼야 한다”고 일갈했다. 메시는 2년 연속 바르셀로나를 우승으로 이끌면서 보인 놀라운 성취를 대표팀에선 아직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메시와 함께 카를로스 테베스(맨체스터 시티), 곤살로 이과인(레알 마드리드) 등 아르헨티나의 다른 세계적인 공격수들도 마찬가지다.
17일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월드컵 B조 한국-아르헨티나전에서 박지성은 방패로서 창인 메시를 맞이할 가능성이 높다. 박지성이 주축이 된 한국 미드필더진이 메시가 이끄는 아르헨티나의 공격진을 중원에서 적절하게 차단한다면 이번 대회 우승이 목표인 아르헨티나는 눈높이를 수정해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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