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D-7]‘아르헨전 예방약’ 쓰지만 보약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6월 4일 03시 00분


허정무호, 스페인과 마지막 평가전서 0-1 석패
중원 압박 기습전략 4-2-3-1 실험 ‘절반의 성공’

한국 축구가 세계 최고 수준인 스페인을 상대로 마지막 평가전을 치르며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출격 준비를 마쳤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4일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티볼리노이 슈타디온에서 열린 스페인과의 평가전에서 후반 41분 헤수스 나바스(세비야)에게 결승골을 허용해 0-1로 패했다.

비록 패하긴 했지만 이날 경기는 한국의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 상대인 아르헨티나를 염두엔 둔 모의고사 성격이었던 만큼 본선을 대비한 ‘쓴 약’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축구연맹 랭킹 2위이자 ‘유럽의 브라질’로 불리는 스페인은 이번 월드컵에서 브라질과 함께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 만큼 역시 강했다.

허 감독은 공격력이 좋은 아르헨티나를 대비해 이날 스페인을 상대로 미드필드를 두텁게 하며 기습을 노리는 4-2-3-1 포메이션을 시험했다. 박주영(모나코)을 원 톱으로 세웠고 그 뒤를 염기훈(수원) 김재성(포항) 이청용(볼턴)으로 받치게 했다. 김재성은 허벅지 통증으로 결장한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역할을 대신했다. 기성용(셀틱)과 김정우(광주)가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섰고, 이영표(알힐라) 조용형(제주) 이정수(가시마) 오범석(울산)이 수비라인을 구축했다.

스페인은 다비드 비야(바르셀로나), 페르난도 토레스(리버풀·이상 공격수), 사비 에르난데스(바르셀로나), 사비 알론소(레알 마드리드·이상 미드필더), 다비드 실바(발렌시아·수비수), 이케르 카시야스(레알 마드리드) 등 주전들을 대거 빼고 교체 선수들을 선발로 내보냈다.

톱 플레이어들이 빠졌지만 스페인은 경기를 지배했다. 전반부터 스페인은 짧은 패스로 연결하며 중원을 장악했다. 스페인의 전반 볼 점유율은 63%에 달했다. 스페인은 공을 좀처럼 뺏기지 않으면서 측면 돌파 뒤 크로스로 스페인 최전방 공격수인 195cm의 장신 페르난도 로렌테(에슬레틱클럽)에게 연결하는 시도를 여러 차례 했다.

한국은 전반 내내 끌려갔지만 협력 수비로 실점 위기는 피해갔다. 공격에서 좋은 모습도 있었다. 전반 44분 박주영이 이청용과 2 대 1 패스를 주고받으며 상대 골 지역까지 진출한 뒤 때린 슈팅은 아쉬웠다. 골키퍼 맞고 나온 공을 이청용이 다시 노려 찼지만 골키퍼 수비에 다시 걸렸다.

스페인은 후반 들어 비야, 알론소, 실바 등을 교체 투입하며 볼 점유율을 70% 가까이 더욱 끌어올렸고 후반 40분 나바스가 골 지역에서 다소 떨어진 곳에서 오른발 중거리 슛으로 골대를 열어 젖혔다.

인스브루크=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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