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최희섭은 최근 볼넷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3일까지 53경기에서 기록한 볼넷이 43개. 8개 구단 타자 중 유일하게 40이상 볼넷이다. 특히 30개 이상 볼넷을 기록한 타자가 홍성흔(35개), 박한이(33개) 단 2명뿐일 정도로 집중적인 견제다.
‘CK포’ 파트너 김상현의 부상과 KIA타선이 깊은 침체에 빠지며 상대 배터리는 철저히 ‘최희섭만 피하면 된다’는 작전을 구사하고 있다. 한 타자에게 집중견제가 계속되면 나쁜 공 때문에 타격폼까지 흐트러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최희섭은 오히려 좋은 선구안으로 상대 실투를 공략하며 3일까지 타율 0.307, 11홈런(4위) 43타점(4위)으로 타선을 이끌고 있다.
KIA 코칭스태프도 최희섭의 빠른 적응과 대처를 높게 평가하며 “타격에 대해 한층 더 높은 수준이 된 것 같다”고 극찬하고 있다. 그리고 주위에서는 만약 다시 미국에서 뛴다면 예전보다 훨씬 좋은 성적을 올릴 것 같다는 말이 쏟아지고 있다.
4일 목동 넥센전을 앞두고 최희섭은 빙그레 웃으며 “가끔 TV로 메이저리그 경기를 보고 있으면 다시 가서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그러나 최희섭은 잠시 생각을 한 뒤 “하지만 미국은 모든 것을 혼자서 해야 한다. 혼자서 운동하고 혼자 책임져야 한다”며 환경적인 부분을 되짚었다. 그리고 “지금 그대로 간다면 또 15개 정도일 것 같다”며 2004년 플로리다에서 기록한 개인 메이저리그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떠올렸다.목동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