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 해외전훈 때마다 늘 경험 많은 해외파들이 국내파들을 리드했잖아. 그런데 이번에는 처지가 뒤 바뀌었다면서?
A : 그렇지. 조용형, 오범석, 김형일, 김재성, 김보경(사진), 이승렬 등은 올 초 남아공에서 이미 전훈을 했거든. 그 때는 FIFA ‘A매치 데이’도 아니었고 해외 리그는 한창 시즌 중이어서 박지성, 이영표, 차두리 등은 참가할 수 없었지. 해외파들이 경험이 많다 해도 남아공에 언제 와 봤겠어? 그러니 국내파들이 ‘여기는 뭐가 있고 저기는 어떻고’ 일일이 설명을 해주고 있다고 하네. 당시 치열한 주전경쟁을 뚫고 살아남은 이들에게는 일종의 ‘훈장’인 셈이지. Q : 대표팀이 사진 한 방 찍고 1억을 벌었다는 게 무슨 소리야? A : 정확히 말하면 1억을 번 게 아니고 아낀 거지. 대표팀이 이동할 때마다 장비 등이 어마어마하거든. 경유지였던 뮌헨 공항에서 요하네스버그로 이동할 때 수하물이 규정보다 무려 4톤을 초과했다는 거야. 원래는 1억8000만원을 내야 하지만 4700만원으로 대폭 깎은 거지. 비결이 뭐냐고? 다 그게 우리 대표팀의 인기 덕분이지. 항공사 직원들과 단체 기념사진 등을 찍어주면서 살살 달랬다고 하네. 지난달에 일본에서 오스트리아로 갈 때도 같은 방법으로 3000만원을 아꼈다는군. 이거 장사 좀 되겠는데? 사업 아이템 좀 짜봐. Q : 김보경에게 최종 명단 발탁을 젤 먼저 알려준 게 박지성이라면서? A : 응. 둘은 일본부터 오스트리아까지 쭉 한 방을 썼거든. 허정무 감독이 최종명단을 극비리에 발표할 때 박지성이 먼저 알고 방에 와서 말해줬다는 거야. 김보경은 기쁘면서도 얼떨떨할 뿐이었지. 근데 조짐이 심상치 않아. 뭔 소리냐고? 잘 봐. 사실 2002한일월드컵 앞두고 언론이 예상한 탈락 1순위 후보가 박지성이었는데 결국 뽑혀서 큰일을 냈고 최고스타가 됐잖아? 김보경도 그래. 포지션 경쟁자들이 워낙 쟁쟁해서 탈락 여론이 우세했는데 결국 살아남았고. 그러고 보니 여드름 많은 얼굴에 숫기 없는 성격이 딱 8년 전의 박지성인데? 이거 이번에 김보경이 큰 일 한 번 내는 거 아냐? Q : 기자들이 대표팀 훈련 때는 ‘철창 속에 갇힌 새’ 신세가 된다면서? A : 루스텐버그에서 대표팀이 훈련장으로 쓰고 있는 올림피아파크 스타디움 구조 때문이야. 원래 대표팀 훈련 때는 미디어 통제를 철저하게 하는 편이지만 그래도 다른 훈련장은 그라운드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거든. 그런데 이번에는 철창이 처져 있는 관중석 한 쪽에 기자들을 모두 몰아넣고는 훈련 중에는 아예 밖으로 못 나오게 해. 지키는 경찰 인상도 우락부락하고 말이야. 기자들로서는 조금 더 가까이서 볼 수 없는 게 안타깝지만 어쩌겠어. 다 대표팀을 위한 일인 것을. 16강 진출로 꼭 보상해 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