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남아공-김진회기자의 월드컵동행기] 북한-나이지리아전 흑인들 몰려 아수라장…김주희 아나운서 교통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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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7일 10시 02분


6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북한과 나이지리아의 평가전이 열린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 가우텡주 요하네스버그에 위치한 템비사 마쿨롱 스타디움.

이날 경기가 열리기 전 경기장 앞은 마치 전쟁터 같았다. 나이지리아를 응원하기 위해 몰려든 수많은 남아공 현지 주민들이 나팔을 불고 깃발을 흔들며 경기장 입구로 몰려들었기 때문.

이곳 템비사는 남아공에서 두 번째로 큰 흑인 밀집지역이다. 나이지리아 등 다른 아프리카 흑인들이 대륙 내 선진국인 ‘남아공 드림’을 생각하며 이 곳으로 몰려들기 때문이다. 이날 나이지리아 경기에 많은 흑인들이 나타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한국 취재진이 탄 대형 버스는 엄청난 인파에 막혀 경기장을 코앞에 두고 30분여간 진입하지 못했다.

경기장 입구 쪽에서는 표를 가진 팬들과 가지지 않은 팬들이 섞여 있었다. 탬비사 경찰 당국은 경기장의 문을 조금만 열고 표를 가진 팬들만 입장시켰다. 그런데 이때 갑자기 대형사고가 발생했다.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던 팬들이 무작정 정문으로 돌진했고 팬들의 힘을 이기지 못한 경찰은 어쩔 수 없이 문을 개방할 수밖에 없었다.

이미 경찰의 통제가 불가능해진 상황에서 팬들은 문이 언제 닫힐지 모르는 불안감에 먼저 들어가려고 발버둥을 쳤다. 발에 걸려 넘어지는 사람들이 생겨도 뒷사람들은 이를 아랑곳하지 않고 밟고 지나갔다. 질서의식이 없는 아프리카인들의 단면이 적나하게 드러난 장면이었다.

경찰들은 뒷사람들에게 밟혀 바닥에 깔려 있는 사람들을 끌어내려고 애를 썼지만 역부족이었다. 다소 상황이 진정되자 피를 흘린 채 쓰러진 사람들이 속출했다.

유진 오퍼만 경찰 대변인은 외신들과의 인터뷰에서 “대부분 나이지리아 응원복을 입은 사람들이 인파에 밀려 넘어져 밟혔다. 이 중 민간인 14명은 경상이나 경찰관 1명은 중상이다“고 밝혔다.

오퍼만 대변인에 따르면, 입장권은 경기장 근처에서 무료로 배포됐으며 입장권을 소유한 사람과 무료입장권을 받으려는 사람이 대거 몰리는 상황에서 출구가 열리는 바람에 불상사가 빚어졌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기가 끝난 뒤에는 이날 경기장을 찾은 미스코리아 출신 SBS 김주희 아나운서가 후진하는 차에 다리를 다치는 사고를 당했다. 이에 대해 SBS측은 “부상 정도가 경미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오전 방송도 문제 없이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요하네스버그(남아공)=김진회 동아닷컴 기자 manu35@donga.com


▲ 동영상 = 정대세 “나이지리아 공격수, 야성의 동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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