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경기 이 선수]“英최고 골잡이… 비교를 말라”“A매치 42골… 경험 무시말라”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6월 9일 03시 00분


잉글랜드 루니 VS 美도너번

키 178cm의 웨인 루니(25·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173cm의 랜던 도너번(28·LA 갤럭시).

‘단신’ 공격수라는 점 말고도 그들의 공통점은 꽤 많다. 경이로운 스피드와 폭발적인 드리블, 한 방의 중거리 슛으로 경기 흐름을 바꿀 수 있는 능력까지. 중앙 미드필더와 측면 공격수는 물론이고 처진 스트라이커 등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는 점도 닮았다. 무엇보다 두 선수는 남아공 월드컵 C조 1위를 놓고 정면승부를 펼칠 잉글랜드와 미국의 에이스다.

이름값만 놓고 보면 루니가 앞서는 것이 사실이다. 세계 최고의 클럽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에이스로 프리미어리그 3회와 챔피언스리그 1회 우승을 이끌었다. 이번 남아공 월드컵 예선 9경기에서도 9골을 폭발시켰다. 유럽 예선에서 그리스의 테오파니스 게카스(10골)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골을 넣은 선수가 바로 루니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루니는 최근 30년간 잉글랜드에서 가장 빛나는 샛별”이라고 칭송했을 정도다. 나이키 노키아 포드 코카콜라 등의 잘나가는 모델로 이적시장 가치만 807억 원으로 몸값에서도 도너번(48억 원)을 능가한다.

하지만 도노번에게는 무시할 수 없는 힘이 있다. 바로 경험이다. 미국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라는 평가를 받는 도노번은 A매치만 122회 출전해 42골을 넣은 베테랑이다. 월드컵 경험에서도 루니를 압도한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멕시코와의 16강전에서 골을 터뜨려 미국의 8강행을 견인한 도너번은 ‘영 플레이어상’을 수상하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브라질 펠레(1958년), 독일 프란츠 베켄바우어(1966년), 영국 마이클 오언(1998년), 독일 루카스 포돌스키(2006년) 등 최고 선수들이 수상했던 영광스러운 상이다.

잉글랜드의 미국에 대한 ‘안 좋은 추억’도 두 선수의 투쟁심을 자극하는 요인이다. 축구 종가를 자부하며 월드컵에 처음 출전한 잉글랜드는 1950년 브라질에서 미국에 0-1 충격의 패배를 당했다. 월드컵 최고의 이변을 미국이 연출했다는 사실을 루니는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도너번이 이끄는 미국도 이미 컨페드컵 준결승에서 스페인을 물리치면서 만만치 않은 전력을 드러냈다. 그들의 격돌이 더 흥미로운 이유다.

두 단신 스트라이커가 남아공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그들의 혈투는 남아공 루스텐버그에서 13일 오전 3시 30분에 시작된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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