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육상이 단거리에서 연일 좋은 기록을 쏟아내며 오랜 침체를 벗어나고 있다. 11월 광저우 아시아경기와 내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향한 발걸음도 한결 가벼워졌다.
전덕형(26·경찰대)은 8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제64회 전국육상경기선수권대회 남자 200m 결승에서 20초65로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기록(20초41)에는 0.24초 뒤지지만 역대 2위에 해당하는 좋은 기록이다.
전날 김국영(19·안양시청)이 31년 만에 한국기록을 깬 남자 100m와 마찬가지로 남자 200m 역시 한국 육상의 오랜 숙제다. 1985년 장재근 대한육상경기연맹 트랙기술위원장(48)이 아시아육상경기선수권에서 세운 기록이 25년째 깨지지 않고 있다.
7일 100m 한국기록이 깨지면서 심리적 압박에서 벗어난 선수들은 8일 200m에서도 자신감을 보였다. 전날 100m에서 10초23으로 31년간 계속된 ‘10초34의 벽’을 넘은 여호수아(23·인천시청)는 200m 예선에서 기준 풍속(초속 2m)을 약간 넘은 2.1m의 뒤바람 도움을 받긴 했지만 역대 3위에 해당하는 20초88을 기록했다. 여호수아는 결선에서 또 한 번의 기록 단축을 노렸지만 근육통으로 기권했다. 예선에서 21초02를 뛴 전덕형은 경쟁자 없이 100m 이상을 독주하면서도 자신의 최고 기록(20초93)을 0.28초 앞당겼다. 그는 전날 100m에서 10초44로 ‘단거리 4인방’ 중 홀로 10초34 벽을 넘지 못한 아쉬움도 털어냈다. 전덕형은 세계선수권 B기준(20초75)을 넘어서며 육상연맹으로부터 포상금 1000만 원도 받게 됐다.
장 위원장은 “전덕형은 400m 선수들과 함께 훈련한 게 많은 도움이 됐다. 앞으로 200m에 전념해 계속 기록 단축을 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틀 연속 좋은 기록이 나온 데 대해 기뻐하면서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훈련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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