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전!월드컵]하얀 펠레 카카 VS 득점머신 호날두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6월 11일 03시 00분


25일 조별 리그 최고의 슛대결

《마침내 잠 못 이루는 6월이 왔다.

4년마다 열리는 월드컵 시즌이 되면 빅 매치를 보기 위해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는 사람이 많다.

안 그래도 뜨거운 6월에 시원한 맥주 한 잔과 함께 월드컵을 즐기는 건 어떨까.

32개 팀이 참가하는 조별 리그는 11일 오후 11시 남아공과 멕시코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총 48경기가 열린다.

한국이 속한 B조의 6경기를 제외한 42경기에서 놓치면 후회할 경기를 뽑아봤다.》
놓치면 후회한다
예선 빅매치 7게임


남아공 월드컵 공식 개막전은 남아공과 멕시코의 경기이지만 강팀 간 첫 맞대결은 A조 첫 경기인 우루과이-프랑스전이다.

두 팀은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도 함께 A조에 속해 맞대결을 했다. 당시 0-0으로 비겼지만 조별 리그 결과 우루과이는 16강에 진출한 반면 프랑스는 탈락했다.

프랑스는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했지만 세대교체에 실패해 하락세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반면 우루과이는 남미 예선에서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를 제치고 조 1위를 달렸을 만큼 막강 전력을 자랑하고 있다. 우루과이는 10번의 본선에서 9번이나 16강에 오른 ‘16강 전문’ 팀이기도 하다.

두 팀의 대결이 관심을 모으는 또 다른 이유는 테러 위협 때문이다. 월드컵 개막을 3개월여 앞두고 알 카에다는 잉글랜드-미국전을 테러 대상으로 삼겠다고 공언했다. 국제축구연맹(FIFA)과 남아공월드컵조직위원회가 이 경기에 삼엄한 경비를 펼칠 것은 자명한 일.

경기 내용도 흥미로울 것으로 예상된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웨인 루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스티븐 제라드(리버풀) 등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선수가 즐비한 잉글랜드가 앞선다. 하지만 미국 역시 클린트 뎀프시(풀럼), 팀 하워드(에버턴) 등 유럽 무대에서 뛰는 선수를 대거 보유하고 있다. 미국은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8강에 오르는 등 월드컵 본선에서는 늘 복병으로 지목받는 팀이다.

우승 후보 독일과 대회 최고의 복병으로 꼽히는 세르비아의 일전이다. 독일은 설명이 필요 없는 강팀이다. 월드컵에서 3번이나 우승했고 2002년 한일 월드컵 준우승, 2006년 독일 월드컵 3위 등 최근에도 강한 모습을 보였다. 다만 미드필더의 핵 미하엘 발라크(첼시)의 부상 결장으로 전력이 떨어진 게 변수다.

2006년 세르비아몬테네그로로 참가했던 세르비아는 독립 이후 처음으로 세르비아라는 국가명으로 월드컵에 출전한다. 네마냐 비디치(맨유), 브라니슬라브 이바노비치(첼시) 등 스타가 즐비하다. 유럽 지역 예선 10경기에서 8실점에 그쳤을 정도로 수비 조직력이 뛰어나다. 두 팀 모두 힘으로 승부하는 스타일이라서 파워 넘치는 경기가 예상된다.

항상 우승 후보로 꼽히면서도 한 번도 우승한 적이 없는 네덜란드가 만만치 않은 전력의 카메룬을 상대한다.

네덜란드는 유럽 예선 9조에서 8전 전승 17득점, 2실점이라는 완벽한 레이스로 유럽 국가 가운데 가장 먼저 월드컵 본선 티켓을 따냈다. 토털 사커의 종주국답게 미드필드에서 상대의 볼을 차단해 수비진을 단숨에 무너뜨리는 화력이 일품이다. 현역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평가받는 로빈 판페르시(아스널)가 키 플레이어다. 카메룬도 사뮈엘 에토오(인터 밀란)를 비롯해 스테판 음비아(마르세유), 알렉상스르 송(아스널) 등이 버티고 있어 만만치 않다. 아스널에서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는 로빈 판페르시와 알렉상드르 송이 그라운드에서 충돌하는 모습도 관전 포인트다.

디펜딩 챔피언 이탈리아와 남미의 복병 파라과이의 일전이다. 역대 월드컵에서 직전 대회 우승팀이 첫 경기에서 고전하는 경우가 많았기에 이탈리아가 파라과이를 어떻게 넘을지가 관심이다.

4년 전 우승을 이끌었던 마르첼로 리피 감독이 여전히 지휘봉을 잡고 있는 이탈리아는 수비진이 최대 강점이다. 국제축구역사통계연맹이 지난해 선정한 지난 20년간 최우수 골키퍼 1위에 오른 잔루이지 부폰(유벤투스)이 지키는 골문도 든든하다. 파라과이는 남미 예선에서 브라질과 1승 1패, 아르헨티나와 1승 1무를 기록하는 등 만만치 않은 전력을 과시했다. 예선에서 6골을 폭발시킨 주포 살바도르 카바나스가 불의의 총격 사고로 출전하지 못하지만 꽃미남 공격수 로케 산타크루스(맨체스터 시티)의 발에 기대를 걸고 있다.

조별 리그 최고의 카드로 꼽힌다. 브라질은 월드컵 역대 최다 우승(5회)에 빛나는 자타공인 세계 축구 최강이다. 포르투갈은 ‘유럽의 브라질’로 불리며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4강에 오른 강호다.

이 경기는 하얀 펠레로 불리는 브라질의 카카와 득점 기계로 불리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맞대결로도 관심을 모은다. 명문 레알 마드리드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둘은 이번 월드컵에서는 적으로 상대한다. 신기의 드리블이 트레이드 마크인 카카는 상대 수비수들의 예측을 뛰어넘는 창조적인 패스와 정확한 중거리 슛 능력이 발군이다. 호날두 또한 양발을 모두 사용하고 머리까지 잘 쓰며 어떤 위치에서도 슈팅이 가능하다. 그의 무회전 킥은 상대 골키퍼들에겐 공포의 대상이다.

영국 최대 스포츠 베팅업체 윌리엄 힐이 가장 우승 확률이 높은 팀으로 꼽은 스페인과 뛰어난 수비력을 자랑하는 스위스가 맞붙는 창과 방패의 대결이다. 스페인은 페르난도 토레스(리버풀), 세스크 파브레가스(아스널), 다비드 비야, 사비 에르난데스(이상 바르셀로나) 등 개인기과 득점력을 고루 갖춘 선수가 즐비하다.

스위스는 2006년 독일 월드컵 때 16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졌지만 4경기를 치르는 동안 1골도 내주지 않았을 정도로 수비 조직력이 뛰어나다. 당시 수비 멤버들이 이번 대회에도 그대로 출전한다. 한국은 2006년 대회 때 스위스의 조직력을 뚫지 못한 채 0-2로 져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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