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년만이다. 한국축구가 월드컵에 나선 뒤 처음으로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유럽팀을 이겼다. 월드컵에 출전한 지 7번째 대회만이다.
한국은 2010 남아공 월드컵 첫 경기에서 승리하면서 첫 단추를 잘 꿰었다.
한국은 12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 포트엘리자베스 넬슨만델라베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그리스와의 2010 남아공 월드컵 본선 조별예선 1차전에서 2-0으로 승리했다.
전반 7분 이정수가 선취골을 성공시킨 한국은 후반 7분 박지성의 추가골로 그리스를 가볍게 제압했다.
이로써 한국은 지난 1954년 스위스월드컵에 처녀 출전한 이후 일곱 번의 원정 월드컵 출전 만에 ‘유럽 팀 원정 무승 징크스’에서 벗어났다.
또 한국은 월드컵에서 3개 대회 연속 첫 경기 승리를 따냈다. 한국에서 열렸던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 첫 경기 폴란드전에서 2-0 으로 이겼던 한국은 4년 뒤 독일월드컵 첫 경기에서도 아프리카의 토고를 2-1로 물리쳤다. 이 승리는 한국이 해외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거둔 첫 승리이기도 했다.
이전까지 한국축구와 월드컵 첫 경기와의 인연은 좋지 않았다. 한국은 월드컵에 나설 때마다 매번 첫 경기에서 대패를 당하며 세계와의 격차를 실감했다. 매번 첫 단추를 잘 꿰는 것은 쉽지 않았다.
역대 원정 월드컵에서 한국축구가 유럽 팀을 상대한 성적은 한 마디로 참담했다.
한국은 월드컵 처녀 출전이었던 1954년 스위스 대회에서 터키와 헝가리에게 각각 0-7, 0-9로 참패했다.
한국은 두 번째 월드컵 도전인 1986년 멕시코 대회에 나섰지만 이번에도 불가리아(1-1 무)와 이탈리아(2-3 패)에게 무너졌다. 32년 전보다 한국 선수들의 기량은 발전했지만 세계축구의 벽을 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후 두 대회에서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1990년 이탈리아 대회에서는 벨기에(0-2 패)와 스페인(1-3)에게, 1994년 미국 대회 때는 스페인(2-2 무)과 독일(2-3 패)에게 무릎을 꿇었다.
또 1998년 프랑스 대회에서도 네덜란드(0-5 패)와 벨기에(1-1 무)의 벽을 넘지 못했다.
국내에서 열렸던 2002년 한일월드컵을 제외하고 태극전사들은 4년 뒤 독일 원정에서 잘 싸웠지만 유럽 팀에게 덜미를 잡히고 말았다. 유럽의 강호 프랑스와 1-1 무승부를 거뒀지만 복병으로 평가받던 스위스와의 최종전에서 0-2로 패하는 바람에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의 꿈을 접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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