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난 집에 기름을 쏟아 부었다. 골키퍼 그린의 어처구니없는 실수로 미국에 동점골을 허용하며 큰 충격에 빠진 영국. 특히 이날 미국과 조별리그 첫 경기는 방송사고까지 더해지며 신사의 나라는 이성을 잃을 정도로 분노가 가득 찼다.
13일(한국시간) TV중계로 남아공월드컵 C조 조별리그 첫 경기 미국 전을 시청하던 많은 영국 시민들은 광고 직후 갑자기 환호하는 자국 선수들을 보며 어리둥절했다. 이 경기를 중계 방송하던 영국 ITV는 시작과 함께 HD전송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했다. ITV는 급히 중계화면 대신 광고를 내보냈지만 그 순간 ‘캡틴’ 스티븐 제라드가 미국의 골망을 가르고 있었다.
HD채널로 경기를 지켜보던 많은 영국 팬들은 제라드가 선물한 남아공월드컵 첫 득점의 기쁨을 중계진의 사과방송으로 대신해야했다. 특히 불과 36분 뒤 그린의 실수로 동점골을 허용하자 영국 팬들은 득점 장면은 보지 못하고 황당한 실점순간만 직접 지켜보고 말았다. ITV는 하프타임 도중 중계진이 다시 한번 시청자들에게 사과했고 경기가 끝난 후에도 반복해서 방송사고에 대해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