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무딘 창-단단한 방패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6월 14일 03시 00분


■ 아르헨전으로 본 전력단조로운 오른쪽 공격 의존… 롱패스-프리킥은 위협적약하다던 수비, 비교적 안정… GK 눈부신 선방 돋보여

‘20개 대 11개’, ‘7개 대 1개’.

극명하게 비교가 되는 수치다. 12일 요하네스버그 엘리스파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 나이지리아와의 조별 리그 경기에서 나온 양 팀의 슈팅 수와 유효슈팅 수다.

결과로 보면 1-0으로 아르헨티나가 겨우 이긴 것 같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완전한 아르헨티나의 압승이었다. 나이지리아의 골키퍼 빈센트 에니에아마(텔아비브)의 눈부신 선방이 없었다면 점수차는 크게 벌어졌을 것이다.

23일 한국과 조별 리그 마지막 경기를 갖는 나이지리아는 아르헨티나를 맞아 일방적으로 밀렸다. 아르헨티나가 워낙 강력한 탓도 있었지만 4-3-3 전형을 내세운 나이지리아는 4-4-2에서 3-5-2 등 시시각각 변하는 아르헨티나의 다양한 전형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공격에서 나이지리아는 단조로웠다. 치디 오디아(츠스카)에서 사니 카이타(알라니야), 빅터 오빈나(말라가)로 이어지는 오른쪽 공격이 나이지리아 공격의 전부였다.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와 후안 베론(에스투디안테스)이 버틴 중앙과 호나스 구티에레스(뉴캐슬)가 선 왼쪽에서는 전혀 공격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한국도 순간적으로 이루어지는 나이지리아의 역습과 프리킥은 조심해야 한다. 중앙의 베론이 실수를 하면 나이지리아 미드필더가 놓치지 않고 바로 최전방 공격수에게 연결하는 공격은 매서웠다. 또 루크먼 하루나(AS 모나코)와 딕슨 에투후(풀럼)가 번갈아 차는 프리킥도 위력적이었다. 특히 아프리카 특유의 개인기와 스피드, 돌파는 인상적이었다. 아르헨티나 수비수들도 나이지리아 공격수들이 공을 몰고 내려오면 돌파를 의식해 바짝 붙지 못하고 간격을 두고 수비했다.

당초 약점으로 지적된 수비도 비교적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나이지리아 골키퍼의 눈부신 선방 덕도 있었지만 수비도 침착하게 아르헨티나의 파상 공세를 막아냈다. 메시와 카를로스 테베스(맨체스터 시티)의 2 대 1 패스에 빈번이 뚫렸는데 이는 메시와 테베스가 워낙 빠른 선수였기 때문이었다. 한국으로서는 이청용(볼턴)과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특유의 돌파와 스피드를 발휘한다면 나이지리아 수비진을 흐트러뜨리기에는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으로서 경계 대상 1호는 다름 아닌 골키퍼다. 에니에아마는 메시의 동물적인 슈팅을 비롯해 6차례 결정적인 실점의 위기에서 선방했고 경기 뒤 양 팀 통틀어 베스트 선수로도 뽑혔다.

요하네스버그=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