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감독으로 사상 첫 월드컵 승리를 따낸 허정무 감독에 대한 로이터 통신의 14일(이하 한국시간) 평가다. 로이터통신은 12일 그리스와의 조별 1차전에서 이긴 허 감독의 용병술이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이룬 거스 히딩크 등 외국 감독들만큼 혁신적이었다고 전했다.
한국의 첫 경기를 분석한 로이터통신은 “허정무 감독이 이운재(수원삼성)가 아닌 정성룡(성남일화)을 주전 골키퍼로 내세우면서 기존 한국 감독들과의 차별화에 성공했다. 한국인 감독들은 선천적으로 보수적인 성향이 많아 선수의 나이와 경험을 중요시하는 것과는 달리 허 감독은 본선 첫 경기에 경험이 적은 정성룡을 선발하는 놀라는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운재는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8강 스페인과의 경기에서 선방해 영웅이 된 골키퍼라고 소개하며 “이운재를 제외할 만한 배짱을 가진 감독은 거의 없을 것이다”며 허 감독의 결정이 이례적이었음을 강조했다.
로이터 통신은 허 감독이 2007년 사령탑에 올랐을 때 젊은 선수들의 패기와 상상력을 막아 히딩크와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이룬 성과를 원점으로 돌릴 우려가 있었던 시절을 회상하며 “하지만 허 감독은 2010년 월드컵에서 전통을 깨고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통신은 2002년 한일월드컵 때 히딩크 감독이 김병지 등 주전 선수들을 제외하고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면서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예를 들며 허 감독 역시 외국인 감독들의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그리스를 잡은 한국은 16강에 진출할 좋은 기회를 얻게 됐다. 만약 실패하더라도 허 감독의 선택은 가장 용기 있는 변화로 기억될 것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