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공격수 박주영(25·AS모나코)이 17일 오후 8시30분 (한국시간) 벌어지는 아르헨티나와의 B조 2차전을 앞두고 골 욕심을 드러냈다.
박주영은 14일 루스텐버그 대표팀 베이스캠프인 헌터스 레스트에서 태극전사 23명이 취재진과 집단 인터뷰를 가진 미디어데이에서 “아르헨티나라고 해서 지금까지 해 왔던 상대와 특별히 다를 게 없다. 공격수로서 찬스가 오면 골을 노리는 건 당연하다”고 각오를 다졌다.
박주영은 “그리스 전을 마친 뒤 숙소에 들어갔을 때의 기쁨은 잠시였다”고 말문을 열었다. 2∼3차례의 좋은 기회를 허공으로 날려버린 속상함 때문일까.
그게 아니었다. 아직 16강에 오른 게 아니기 때문이었다.
“16강에 가려면 아직 2경기가 더 남았다. 그리고 지금은 바로 다음 상대인 아르헨티나에 집중해야 할 때다.”
박주영은 아르헨티나와의 경기가 그리스 전과는 다른 양상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은 미드필드와 수비에 숫자를 많이 두고 일단은 쉽게 골을 내주지 않는 경기를 펼칠 가능성이 높다. 최전방의 박주영 역시 수비에 적극 가담해야 하는 것은 물론 공격을 할 때는 수적 열세에 몰려 고립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전혀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오히려 내가 더 상대 선수들을 괴롭혀야 우리 수비수들이 더 편하고 경기도 더 잘 풀린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경기를 돌이켜봐도 우리가 잘 갖춰진 상황에서 흐트러지지 않으면 좋은 결과가 있었다. 상대가 아무리 아르헨티나라도 충분히 자신감 있게 경기할 수 있을 것이다.”
박주영의 각오가 더 남다른 이유는 또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스트라이커지만 아직 월드컵 골이 없다. 월드컵 데뷔무대였던 2006년 독일 대회 스위스와의 최종전에서는 선발로 나서 66분을 소화했지만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한 채 돌아서야 했다. 지난 그리스와의 경기에서도 좋은 몸놀림을 보여줬지만 결국 골문을 흔드는 데 실패했다. A매치에서도 9개월 째 골을 못 넣고 있다. 작년 9월 호주와의 경기가 가장 최근에 넣은 A매치 득점이었다.
“상대 경기 장면이 담긴 동영상도 보고 여러 가지 준비를 하고 있다. 최근 A매치 득점이 없거나 월드컵 골이 없어서 부담이 가는 건 전혀 없다. 단지 기회가 찾아오면 골로 연결하고픈 욕심이 있는 건 공격수로서 당연하다.”
대표팀 최고 도우미 이청용(22·볼턴)도 힘을 실어줬다.
박주영은 허정무호에서 9골 1도움을 넣었다. 이청용은 3골7도움을 기록 중인데 이 가운데 2개를 박주영에게 배달했다.
이청용은 “FC서울에서 한솥밥을 먹어 호흡이 남다르다. 패스를 100%% 정확하게 전달해주지 않아도 (박)주영 형은 빠르고 결정력이 좋아 종종 골로 연결시켜 준다. 이번에 강한 상대라 찬스가 몇 번 안 올 가능성이 높지만 꼭 해결해주리라 믿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