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전사들 “깰 수 있다! 아르헨”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6월 15일 03시 00분


■ 허정무호 ‘단체 기자회견’

선수들 ‘사기충천’
“2002년과 분위기 비슷”

허감독도 ‘자신만만’
“다혈질팀 몰아세우면 승산”

“뭐가 궁금하세요?” 14일 태극전사들의 베이스캠프인 남아공 루스텐버그 헌터스레스트호텔에서 한국 대표팀의 내외신 공동 기자회견이 열렸다. 12일 그리스와의 조별리그1차전에서 맹활약한 박지성(왼쪽)에게 쏠린 관심을 반영하듯 그에게 마이크가 몰려 있다. 오른쪽은 대표팀 막내 김보경. 루스텐버그=전영한 기자
“뭐가 궁금하세요?” 14일 태극전사들의 베이스캠프인 남아공 루스텐버그 헌터스레스트호텔에서 한국 대표팀의 내외신 공동 기자회견이 열렸다. 12일 그리스와의 조별리그1차전에서 맹활약한 박지성(왼쪽)에게 쏠린 관심을 반영하듯 그에게 마이크가 몰려 있다. 오른쪽은 대표팀 막내 김보경. 루스텐버그=전영한 기자
승리가 가져다준 향기는 진했다. 12일 월드컵 B조 첫 경기에서 그리스를 2-0으로 완파한 태극전사들은 우승 후보 아르헨티나도 깰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드높았다.

14일 남아프리카공화국 루스텐버그의 한국 축구대표팀 숙소인 헌터스레스트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장은 시종일관 유쾌한 분위기였다. 인터뷰는 선수단이 3명씩 7개조, 2명이 1개조가 돼 앉아 있으면 기자들이 다가가는 방식으로 치러졌다.

○ “보경아, 지성 보고 힘내”

허정무 감독은 2명으로 이뤄진 1개조에는 주장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21세로 막내인 김보경(오이타)을 앉혔다. 박지성이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것을 보고 자극을 받으라는 배려였다. 김보경은 박지성이 기자들에게 “아르헨티나도 당당히 맞서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4일 스페인과의 평가전 때 우리가 잘했던 모습을 떠올리면서 경기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하자 옆에서 연방 웃음을 지었다. 김보경은 “저와 비슷한 포지션인 지성이 형과 함께 훈련하고 월드컵에 나왔다는 것만으로도 기쁘다. 형을 통해 많을 것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형들이 2002년 한일 월드컵 때랑 분위기가 비슷하다며 감회에 젖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정말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다”고 덧붙였다.

○ 태극전사도 입 모아 “대∼한민국”

그리스전에서 선제골을 뽑은 이정수(가시마)와 기성용(셀틱), 이청용(볼턴) 등 주전 선수나 벤치에서 응원했던 선수나 모두 “이젠 아르헨티나도 잡을 수 있다”며 입을 모았다. 허벅지 부상으로 긴 재활 기간을 보내느라 그리스전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한 이동국(전북)은 “선수들이 그리스를 압도하며 이길 때 너무 기분이 좋았다. 그라운드나 벤치나 똑같았다. 솔직히 여기에 벤치를 지키러 오진 않았다. 하지만 서로 도와가면서 조직력을 키워야 한다. 지금 우리는 모두가 하나다”고 말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부터 3회 연속 본선에 올랐지만 백업 요원인 안정환(다롄 스더)도 “개인의 욕심은 중요한 게 아니다. 한국이 잘하는 게 중요하다. 후배들이 정말 자랑스럽다. 어린 나이에 유럽에 진출해 경험을 많이 쌓다 보니 자신감이 충만해 있다”고 말했다. 정성룡(성남)에게 주전 골키퍼 자리를 내준 이운재(수원)도 “모두가 열심히 해 좋은 결과를 얻었다. 지금부터가 더 중요하다. 더 힘내야 한다”며 최고참답게 분발을 촉구했다.

○ “다윗이 골리앗을 이겼다”

허 감독도 힘을 받았다. 아르헨티나전 전망을 얘기해 달라고 하자 “지도자와 선수가 보는 시각이 다르다. 그래서 선수들 얘기를 많이 들으려 한다”면서도 “다윗이 골리앗을 이겼다”며 우회적이나마 아르헨티나를 깰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허 감독은 “다혈질적인 상대를 좀 더 어렵게, 초조하게 만들면 우리도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르헨티나는 뛰어난 선수들이 워낙 많다. 이들을 어떻게 봉쇄하느냐가 중요하다. 상대가 공격수를 늘릴 때 역습을 노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은 17일 오후 8시 30분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아르헨티나와 B조 2차전을 갖는다.

루스텐버그=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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