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소총부대였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후 지난해까지 28시즌 동안 팀홈런 꼴찌를 12번이나 했다. 두산이 전신 OB 시절을 포함해 6차례로 뒤를 잇지만 롯데와 비교할 정도는 아니다. 1992∼95년에는 4년 연속 팀홈런 최하위에 그쳤다. 1993년에는 29개로 역대 팀홈런 최저 기록까지 세웠다. 그해 홈런왕 김성래(삼성)보다 고작 1개 더 많았다. 지난해까지의 통산 홈런 역시 2111개로 원년부터 참가한 5팀 가운데 꼴찌다. 이 부문 1위 삼성은 같은 기간 3364개의 홈런을 날렸다. 롯데는 2008년에 팀홈런 2위에 올랐지만 지난해에는 7위로 다시 곤두박질쳤다. 그런 롯데가 올 시즌에는 심상치 않다.
롯데는 2일 현재 팀홈런 104개로 1위다. 2위 두산(85개)보다 19개 많고 8위 KIA(52개)의 두 배다. 지금 추세라면 사상 처음으로 팀홈런 1위에 오를 수 있다. 2006년 팀 최초로 홈런왕(이대호)을 배출한 이후 홈런과 관련된 또 하나의 이정표다. 화끈한 홈런포 덕분에 팀 장타율도 1위를 달리고 있다.
2일 현재 홈런 톱10에 이름을 올린 롯데 선수는 4명이나 된다. 이대호 1위(22개), 카림 가르시아 공동 2위(21개), 홍성흔 4위(20개), 강민호 공동 8위(13개)다. 특히 홍성흔-이대호-가르시아로 이어지는 클린업 트리오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치열한 홈런 경쟁을 벌이고 있다. 롯데에서 한 시즌에 20홈런 이상이 3명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셋이 합작한 홈런 63개는 한화와 같고 넥센, KIA의 팀홈런보다 많다.
전체 일정의 57%를 소화한 상태에서 홍성흔은 2002년 18개였던 자신의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깼다. 이대호와 가르시아 역시 지금 페이스라면 각각 38.5개, 36.8개로 자신의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새로 쓴다. 강민호도 22.8개로 2008년 세운 자신의 시즌 최다였던 19홈런을 넘어선다. 삼성 현대 해태 등이 세웠던 4명의 20홈런 타자를 배출할 가능성도 있다. 만년 소총부대 롯데가 최강의 거포 군단으로 변신했다.
어제 프로야구 4경기 모두 취소
한편 2일 전국에 내린 비로 잠실(LG-롯데), 목동(넥센-한화), 문학(SK-두산), 대구(삼성-KIA) 4경기는 모두 취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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