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 축제 끝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7월 3일 03시 00분


브라질, 네덜란드에 1 - 2 역전패둥가 ‘실리 축구’ 8강서 행진 멈춰

브라질과 네덜란드의 8강전이 열린 2일 남아공 포트엘리자베스 넬슨만델라베이 경기장. 이날 경기는 아르헨티나와 독일의 8강전과 함께 월드컵 최대 빅매치로 꼽혔던 만큼 경기 시작 전부터 양팀 응원단의 열기가 경기장에 가득했다.

오렌지색 네덜란드 응원단과 노란색 브라질 응원단은 포트엘리자베스 공항에서부터 응원전을 펼치며 신경전을 벌였다. 이날 경기장은 월드컵이 막이 오른 뒤 일곱 경기 만에 처음으로 4만2000여 석의 만원 관중을 품에 안았다. 밝은 햇볕을 받은 관중석은 흡사 오렌지색과 노란색의 물감이 뿌려진 한 폭의 유화 같았다. 표를 구하지 못한 수만 명의 팬은 경기장 밖과 시내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 앞에서 응원을 펼치며 경기장에 가지 못한 아쉬움을 달랬다.

이날 경기는 응원단의 팽팽한 긴장감을 동반한 열띤 응원전과 호흡을 함께하듯 90분 내내 손에 땀을 쥐게 했다. 하지만 운명의 여신은 90분 내내 경기를 압도한 브라질 대신 네덜란드의 손을 들어주었다. 네덜란드는 이날 전반에 0-1로 뒤지다 베슬러이 스네이더르(인터 밀란)의 결승골 덕택에 브라질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네덜란드는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이후 12년 만에 4강에 진출했다. 또 당시 4강에서 승부차기의 마지막 키커로 나서 브라질의 4-2 승리를 이끌었던 카를루스 둥가 감독에게도 톡톡히 설욕했다.

경기 초반 주도권은 네덜란드가 아니라 브라질이었다. 전반 10분 호비뉴(산투스)의 선제골을 시작으로 브라질은 계속 네덜란드의 골문을 두드렸다. 브라질의 현란한 개인기와 빠른 패스에 네덜란드는 고전했다. 하지만 네덜란드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결정적인 기회에 골을 만들었다.

네덜란드는 후반 8분 스네이더르가 골대로 길게 올려준 공을 브라질의 펠리피 멜루(유벤투스)가 걷어내려고 헤딩한 것이 자기 진영으로 들어가면서 동점골을 만들었다. 이때부터 승리의 여신은 네덜란드 편이었다. 후반 23분 코너킥 상황에서 아르연 로번(바이에른 뮌헨)이 올린 공이 디르크 카위트(리버풀)의 머리를 맞은 후 뒤로 흐르자 스네이더르가 다시 헤딩으로 정확하게 골대 왼쪽으로 꽂아 넣었다. 네덜란드는 후반 28분 브라질 멜루가 로번을 발로 가격해 퇴장을 당하면서 12년 만의 복수극에 마침표를 찍었다.

포트엘리자베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동영상 다시보기=세계최강 브라질 네덜란드에 역전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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