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농구(NBA) 역사상 최고의 스타로 꼽히는 마이클 조든(47·샬럿 밥캐츠 구단주). '농구 황제'로 불리는 그는 1998년 은퇴할 때까지 머리를 삭발한 '스님 헤어스타일'로 코트를 누볐다.
그가 이처럼 삭발한 이유는 대머리이기 때문. 노스캐롤라이나 대학 재학 때부터 앞머리가 위로 올라가기 시작하자 어느 날 머리를 삭 밀고 경기에 나섰다. 조든이 '지구촌 최고의 스타'로 활약하는 동안 그의 헤어스타일은 전 세계 스포츠 각 분야 선수들에게 영향을 미쳤다.
4강 대결로 좁혀진 2010 남아공 월드컵. 월드컵 무대에서도 '제2의 조든들'이 맹활약하고 있다.
브라질과의 8강전에서 2골을 터뜨려 네덜란드가 세계 1위 브라질을 꺾고 4강에 오르는데 결정적 수훈을 세운 베슬러이 스네이더르(26·인터 밀란), 그의 빛나는 머리가 번쩍이는 순간, 상대 수비수들은 초긴장 상태에 빠진다. 스네이더르는 170㎝의 비교적 단신이지만 강인한 체력을 앞세워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 공격의 중추로 이번 월드컵에서 4골을 넣으며 활약하고 있다.
그와 공격 콤비를 이루고 있는 아르연 로번(26·바이에른 뮌헨)도 '대머리 스타'. A매치 50경기에 나서 14골을 넣은 그는 뛰어난 테크닉과 기동력으로 대회 전 부상에서 벗어나 맹위를 떨치고 있다.
이들 외에도 네덜란드에는 존 헤딩가(27·에버턴), 니헬 데용(26·맨체스터 시티), 그레고리 반 데 비엘(22·아약스) 등 '빛나리' 선수들이 즐비하다.
네덜란드에 패해 4강 진출에 실패한 브라질에는 호비뉴(26·산토스), 루이스 파비아누(30·세비야), 마이콘(29·인터 밀란) 등이 있다.
대머리는 아니지만 차두리(30·셀틱)는 '조든 헤어스타일'로 이번 남아공 월드컵에서 강인한 인상을 심어줬다. 그가 처음 삭발을 한 것은 2002년 한일월드컵을 앞두고서였다. 그는 당시 "머리를 짧게 자르면 행운이 온다"고 삭발 이유를 설명했고, 거스 히딩크 감독은 "유럽과 남미의 유명 선수들이 선호하는 스타일이고 상대에게 강렬한 인상도 심어줄 수 있지 않겠느냐"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런데 '차두리 로봇설'이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면서 누리꾼들은 그의 이런 헤어스타일에 대해 '태양열을 충전하기 위해서'라는 재미난 분석을 하기도 했다.
외국에서는 여성들이 '대머리 신사'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미녀들의 수다'라는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한 외국 여성들이 한결같이 "우리나라에서는 대머리 남성들이 인기 만점"이라고 입을 모으는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다.
남아공 월드컵 무대에서 왕성한 체력을 과시하며 그라운드를 빛내고 있는 '대머리 스타'들이 한두 명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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