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월드컵이 막판으로 치닫고 있다. 축구팬들의 관심은 우승컵을 들어 올릴 한 팀과 골든볼, 골든슈 등 개인 타이틀의 영예를 누가 차지할지에 쏠린다. 대회 최우수선수(MVP)에 해당하는 골든볼은 4강에 진출한 국가 중에서 나올 확률이 높다.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이후 골든볼의 주인공은 우승 팀에서 한 번, 준우승 팀에서 세 번, 3위 팀에서 한 번 나왔다.》 현재로서는 스페인의 다비드 비야(바르셀로나)와 독일의 미로슬라프 클로제(바이에른 뮌헨)가 첫 손가락에 꼽힌다. 비야는 조별리그 두 번째 경기인 온두라스전부터 파라과이와의 8강전까지 4경기 연속 골을 터뜨리며 스페인을 60년 만에 4강으로 이끌었다. 스페인의 6골 중 5골이 그의 발끝에서 나왔다. 비야가 팀의 첫 우승마저 일군다면 골든볼은 그의 차지가 될 가능성이 크다.
클로제는 경기를 거듭할수록 물오른 득점력을 뽐내고 있다. 4골을 기록 중인 그는 월드컵 통산 14골로 브라질의 호나우두가 갖고 있는 월드컵 최다 골(15골)에 한 개 차로 다가섰다. 4강전과 결승 또는 3, 4위전을 앞둔 상황이라 충분히 새 역사를 쓸 수 있다. 팀 동료 토마스 뮐러도 4골로 독일의 승승장구를 이끌었다. 뮐러는 잉글랜드와의 16강전에서 후반 2골을 몰아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기여도로 치면 클로제와 뮐러가 비슷한 상황. 남은 경기 활약 여부에 따라 영광의 주인공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네덜란드의 베슬러이 스네이더르(인터 밀란)도 빠질 수 없는 골든볼 후보다. 스네이더르는 특히 브라질과의 8강전에서 동점골과 역전골을 모두 넣으며 이번 월드컵 최고의 명승부를 연출했다. 현재 4골로 득점 공동 2위인 스네이더르를 비롯해 비야, 클로제, 뮐러는 골든볼뿐만 아니라 득점왕인 골든슈를 놓고서도 경합 중이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부터 3개 대회 연속 준우승팀에서 골든볼을 배출한 이상한 전통이 깨질지도 관심거리다. 현재까지는 2006년 지네딘 지단(프랑스)이나 2002년 올리버 칸(독일)과는 달리 4강 팀 주요 선수들의 활약도가 엇비슷해 우승컵이 골든볼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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