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보는 결승전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전차군단’ 독일과 ‘무적함대’ 스페인이 8일 오전 3시 30분 남아공 더반 모저스마비다 경기장에서 남아공 월드컵 결승 진출을 놓고 맞붙는다. 아르헨티나와 독일의 8강전에 이은 최고의 빅매치로 불릴 만하다. 독일은 통산 네 번째 우승, 스페인은 첫 우승을 노린다. 두 팀은 월드컵에서 세 차례 맞붙어 독일이 2승 1무로 앞서 있다. 가장 최근인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선 한 골씩 주고받으며 승패를 가리지 못했다.
월드컵 출전국 중 최고의 전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 두 팀은 경계심을 드러내며 몸을 낮췄다. 독일 요아힘 뢰프 감독은 6일 “스페인은 가장 강력한 월드컵 우승 후보다. 메시만 한 선수가 여러 명 있다”고 평가했다. 스페인의 세스크 파브레가스(아스널)는 “독일은 이번 대회 출전팀 중 단연 으뜸이다. 선수들은 빠르고 역습에 능할 뿐만 아니라 수비력도 수준급”이라고 치켜세웠다.
두 팀은 2년 만에 다시 만나게 된다. 최근 대결은 유로 2008 결승. 스페인은 독일을 1-0으로 꺾고 우승컵을 안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2년 전만 하더라도 조직력만 돋보였던 독일은 스피드와 결정력까지 겸비하며 사상 최고의 전력을 자랑하고 있다. 미로슬라프 클로제(뮌헨)와 루카스 포돌스키(퀼른) 등 기존 간판스타들에 메주트 외칠(브레멘) 등 빠르고 개인기가 뛰어난 신예들이 가세해 안정적이면서 화려하다. 8강전까지 13득점에 2실점만 허용할 만큼 공수 조화를 자랑한다. 하지만 이번 대회 4골, 3도움의 토마스 뮐러(뮌헨)가 경고 누적으로 나오지 못한다는 점이 악재다.
스페인도 만만치 않다. 스페인은 골키퍼부터 최전방 공격수까지 유로 2008 우승 주역들이 건재하다. 사비 에르난데스와 안드레스 이니에스타(바르셀로나)가 중앙을 장악하고 다비드 비야(발렌시아)가 마무리하는 공격은 여전히 위력적이다. 개인기나 조직력 등 독일에 뒤질 게 없다. 수비가 강한 팀들을 만나 득점(6골)은 적지만 실점은 독일과 같은 2실점. 비야와 함께 공격을 책임지는 페르난도 토레스(리버풀)의 부진이 오래가는 게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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