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의 최대 스타로 부상한 독일 '점쟁이 문어' 파울의 안전에 전 세계 축구팬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독일이 스페인과 준결승에서 패할 것이라는 점괘가 들어맞자 성난 독일 팬들이 '구워 먹자'며 불을 뿜었고, 이에 예언의 '수혜국'인 스페인은 총리까지 나서 문어의 '신변 보호'를 주장했다.
9일 외신 보도에 따르면 호세 루이스 로드리게스 사파테로 스페인 총리는 8일 준결승전 직후 라디오 방송과 인터뷰에서 "그 문어가 걱정된다. 파울을 보호하기 위해 안전 요원팀을 보내는 방안을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물론 농담 섞인 발언이었지만 귀신같이 결과를 맞히는 문어의 신통함에 놀란 세계 축구팬들의 관심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한마디였다.
엘레나 에스피노사 스페인 환경장관은 한 술 더 떠서 "유럽 이사회 장관회의에서 문어 파울의 안전 문제를 논의하겠다. 이 문어를 '위험에 처한 동물'로 지정해 독일 팬들이 먹어치우지 않도록 보호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미구엘 세바스티안 산업장관은 아예 경기 시작 전부터 "문어를 즉시 스페인으로 데려와 보호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독일 서부 오버하우젠 해양생물박물관 수족관에 있는 2살짜리 문어 파울은 그동안 남아공 월드컵에서 독일 대표팀의 조별리그와 잉글랜드와 16강, 아르헨티나와의 8강까지 모든 경기 결과를 정확히 맞혀 유명세를 탔다.
경기에 맞붙는 두 나라 국기가 그려진 유리상자 두 개에 각각 홍합을 넣고 파울이 어느 쪽을 먼저 선택하느냐로 예언의 내용이 정해지는데 8일 스페인-독일의 4강전을 앞두고도 스페인의 승리를 점쳐 '영험함'을 증명했다.
하지만 경기 결과에 실망한 독일 팬들은 주요 온라인 게시판과 언론사 웹사이트에 '미친 문어가 다 맞혀버렸다. 기름에 튀겨라', '구워 먹자', '빠에야(스페인식 볶음밥)나 해먹자'는 악성 댓글을 쏟아내며 분풀이를 했고 베를리너 쿠리어나 디벨트 등 주요 일간지들도 이런 반응을 상세하게 보도했다.
하지만 파울이 있는 오버하우젠 해양생물박물관 측은 이같이 격한 반응에 "파울에게 나쁜 일이 생길 리 없다. 점괘 때문에 문어에 원한을 가질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콧방귀를 뀌었다.
한편 파울은 10일 다시 한번 '예언'에 나선다.
이번에는 11일 벌어지는 독일-우루과이의 3~4위전과 12일 열리는 스페인-네덜란드 결승전 결과에 대한 점괘를 함께 내놓게 되며 독일과 스페인, 네덜란드 등 3개국에서 이를 생중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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