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는 10일 잠실 두산전에서 무려 16안타를 뽑아내며 16-6으로 크게 이겼다. 그 중 홈런만 6방. 1982년 개장한 잠실구장에서 나온 역대 한 팀 최다홈런 신기록이다. 두산의 3홈런까지 합친 총 9개의 홈런 역시 잠실구장 한 경기 최다홈런 신기록이었다.
최근 LG는 상하위 타선 구분 없이 방망이가 폭발하고 있다. “홈런이 없어서 고민”이라던 박종훈 감독도 미소를 머금는 대목이다. 그러나 마운드로 고개를 돌리면 걱정이 태산이다.
11일 박명환(사진)마저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전날 선발등판해 2.2이닝 만에 물러났고, 최근 3경기에서 내리 난타를 당했기 때문. 박 감독은 “최근 페이스가 좋지 않다. 수술 받은 어깨는 괜찮은데 시즌 초 허리부상으로 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더운 날씨에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박 감독은 “이제 우리 팀에서 로테이션을 지켜갈 선발투수는 봉중근 더마트레 2명밖에 없다”면서 “더마트레도 사실은…”이라며 웃어버렸다. 불펜도 약한 데다 선발 로테이션마저 붕괴된 마운드다. 그나마 전날 박명환에 이어 등판한 이범준의 활약은 황량한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느껴졌다. 공격적인 모습에다 안정감이 있었다. 박 감독은 “심수창 이범준 한희에다 2군에 있는 강철민도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보고가 올라와 있다”면서 “상대에 따라, 상황에 따라 선발투수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선발요원은 2군에서도 선발, 불펜요원은 2군에서도 불펜으로 운영하겠다던 박 감독의 시즌 초반 원칙론도 부상과 부진의 도미노 앞에서는 흐트러질 수밖에 없었다. 막강한 공격력도 마운드가 버텨야 힘을 쓸 수 있는 법. 4위 전쟁 와중에 마운드의 새틀짜기를 시도해야하는 박 감독의 고민은 더욱 커져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