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전 일대일 대결 등 3차례 무실점 선방 7경기 2실점 짠물 수비…골든글러브 영예 경기후 여친과
기습키스…“역시 멋진남자”
스페인과 네덜란드의 남아공월드컵 결승전 종료 휘슬이 울린 순간, 스페인 수문장 이케르 카시야스(29·레알 마드리드)는 장갑을 낀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눈물이 그의 뺨을 타고 하염없이 흘러 내렸다.
주체할 수 없는 감격적인 순간이었다.
카시야스가 ‘무적함대’를 구해냈다. 경기 내내 눈부신 선방으로 네덜란드의 강력한 공세를 막아내며 사상 첫 월드컵 우승을 이끌었다.
카시야스는 전반 17분 오른쪽 미드필드지역 38m 지점에서 네덜란드의 베슬러이 스네이더르(인터밀란)가 때린 대포알 같은 중거리 슛을 쳐낸데 이어 후반 17분에는 완벽한 실점 위기를 온 몸으로 막아냈다.
스네이더르가 하프라인에서 전진하는 아르연 로번(바이에른 뮌헨)을 보고 절묘한 스루패스를 찔러주자 일대일 상황이 연출됐다. 카시야스는 달려 나가며 각을 좁혔다. 로번의 회심의 슛은 왼쪽으로 쓰러진 카시야스의 오른발을 맞고 왼쪽 골대 옆으로 흘렀다. 후반 37분에도 동료 수비수 카를레스 푸욜(바르셀로나)이 문전으로 달려드는 로번을 순간적으로 놓쳤지만 한 박자 빠른 다이빙으로 공을 잡아냈다. 로번은 2차례의 완벽한 찬스를 놓치고는 망연자실했다.
카시야스의 철벽 방어가 없었다면 스페인의 사상 첫 우승도 불가능했다. 카시야스는 조별리그부터 결승까지 7경기에서 단 2실점으로 막는 ‘짠물 수비’의 중심에 섰다. 스페인이 화려한 공격 축구를 할 수 있었던 것도 후방에서 카시야스의 선방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런 눈부신 활약 덕분에 카시야스는 최고의 수문장에게 주는 골든 글러브(야신상)의 주인공이 됐다. “월드컵 우승은 어릴 때부터 꿈꿔온 것이다. 우리는 처음부터 우승할 자격이 있는 팀이었다. 우승은 엄청난 업적이며 스페인 선수들 모두 지금 이 순간을 잊지 못할 것이다. 지금은 너무 기뻐 우리가 얼마나 굉장한 일을 해냈는지 실감이 나지 않을 지경이다”고 카시야스는 소감을 밝혔다.
한편 카시야스는 인터뷰 도중 리포터와 키스를 해 화제를 낳았다.
그는 경기 후 생방송으로 진행된 인터뷰 중 리포터를 껴안고 진한 입맞춤을 했다. 리포터는 지난해부터 사귄 여자친구다. 스페인 TV 채널 ‘텔레치노’ 소속인 사라 카르보네로는 지난해 남성잡지 FHM USA에서 뽑은 ‘세계에서 가장 섹시한 리포터’에 선정된 바 있다. 조별예선 스위스전에서 스페인이 0-1로 패하자 카르보네로가 카시야스의 집중력을 떨어뜨렸기 때문이었다는 비난이 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