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크 공주’의 극적인 재기였다. 발끝부터 머리까지 분홍색 차림으로 유명한 폴라 크리머(24·미국)가 부상을 딛고 생애 첫 메이저 트로피에 입을 맞췄다. 우승을 결정짓는 1.2m 파 퍼트를 넣은 그의 얼굴에는 눈물이 흘러내렸다.
12일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피츠버그 인근의 오크먼트CC(파71)에서 끝난 제65회 US여자오픈. 크리머는 4라운드에서 2타를 줄여 합계 3언더파 281타로 우승했다. 유일하게 언더파 스코어를 기록한 그는 메이저 첫 승을 신고하며 58만5000달러(약 7억 원)의 우승상금을 챙겼다.
크리머는 주니어 시절 최강으로 이름을 날리다 고교를 졸업하기 전인 2005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우승했다. 하지만 2008년 삼성월드챔피언십에서 통산 8승째를 거둔 뒤 무관에 그치더니 올해 3월 왼쪽 엄지손가락 인대 수술로 선수 생명에 위기를 맞기도 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통증이 남아 있어 붕대를 감고 출전했던 크리머는 2007년 같은 장소에서 열린 US오픈 경기 장면이 담긴 DVD를 보며 코스 공략을 연구했던 게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2주 연속 우승을 노렸던 최나연(SK텔레콤)은 5타를 줄여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과 공동 2위(1오버파)에 올라 일반대회 우승상금보다 많은 28만4468달러를 받았다. 김인경(하나금융)이 4위(2오버파). 신지애(미래에셋)와 양희영은 공동 5위(3오버파). 2008년 우승자 박인비(SK텔레콤)는 공동 8위(5오버파)로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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