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우세 vs KIA 다크호스
디펜딩챔프 KIA·4강 경험 롯데, LG보다 강점
한화
캡틴 신경현·SK 이호준“롯데 화력 최강”
▶ KIA·LG·롯데의 반응
조범현·박종훈 감독“다른팀 생각할 겨를이 없다”
조성환·홍성흔·이대호“롯데가 전력상 4강 유력”
한화 한대화 감독은 “우리 팀도 연승 서너 번 하면 가능성이 있다”고 강변한다. 사실 8위팀 한화와 4위 롯데와의 간격(14일 시점)은 9.5경기다. 유독 연승과 연패가 교차하는 올 시즌 분위기로 미뤄보면 한화가 희망을 가질 법도 하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특히 지금 분위기에서 레이스는 ‘SK 1위 독주, 삼성-두산 2위 싸움, 4위 전쟁, 넥센-한화의 탈꼴찌 경쟁’으로 압축할 수 있다. 여기서 가장 흡인력 있는 카드로는 단연 4위 전쟁이다. 소위 ‘엘롯기’로 불리는 LG-롯데-KIA 3대 인기구단이 이 지대에 몰려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가을 잔치에 초대받을 수 있는 4위, 최후의 승자는 어디일까. 스포츠동아는 프로야구 8개 구단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롯데 우세 대 KIA 견제
역시 학습효과는 무시할 수 없다. 현장의 리서치만 종합하면 지난 시즌 4강에 들었던 롯데와 KIA를 꼽는 이들이 대다수였다. KIA는 16연패로 망신을 당했지만 아직도 2009년 정규시즌 1위와 한국시리즈 우승 후광이 남아있다. 롯데는 제리 로이스터 감독 부임 이래 2년 연속 가을잔치에 나갔던 전례가 있다. 한화의 모 코치는 “아무래도 디펜딩 챔피언인 KIA가 안정적이지 않겠는가? 16연패를 했었지만 이제부터라도 꾸준히 갈 것 같다. 4위 턱걸이는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롯데와 KIA는 확실한 장점을 갖고 있다. 롯데는 최강의 화력을, KIA는 선발진이 두껍다. 현장은 공수에 걸쳐 이도 저도 뚜렷하지 않은 LG보다는 선명한 장점을 지닌 팀을 선호한 셈이다. 한화 주장 신경현은 “롯데의 공격력이 워낙 좋다. 후반기부터 투수력에도 힘이 붙는 것 같다. 중간이 약하지만 (전반적 전력이) KIA나 LG보다 앞선다"고 평했다. SK 계형철 수석코치도 “롯데 방망이가 무섭다. 최고다. 득점력이 워낙 높다. 올라가지 않을까 싶다. 분위기도 셋 중 제일 좋아 보인다”고 조심스레 점쳤다. SK 이호준도 “꼭 4위를 따지자면 KIA보다 롯데가 앞서지 않나 싶다. 타력이 워낙 좋다보니 투수들만 잘 해주면 될 것 같다”고 밝은 면을 부각시켰다. 심지어 KIA의 어느 코치조차 “마지막에 롯데와 경쟁하지 않을까?”라고 예감했다. ○당사자들은?
정작 당사자인 롯데와 KIA, LG는 처한 상황, 팀컬러에 따라 다르게 반응했다. LG와 KIA는 시국이 다소 하락세에 있는데다 추격하는 입장이라 말을 아꼈다. KIA 조범현 감독은 “우리 팀 상황이 상황이기 때문에 상대방 생각할 겨를이 없다”고 했다. 포수 김상훈 역시 “지금 우리 팀 순위가 6위다. 이미 1∼3위까지는 정해진 것 같고, 나머지 한 자리를 위해 최선을 다할 뿐이다. 6위 입장에서 누굴 가장 견제한다거나 경쟁상대로 생각한다는 것은 무의미한 것 같다”고 몸을 낮췄다 LG 박종훈 감독은 “매 경기 버티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상황이다. 투수 쪽에 여유가 없다. 구상했던 선발진에 남아있는 투수가 2명뿐이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는다. 전반기 잔여 경기와 후반기 초반이 가장 중요할 것 같다”고 했다.
반면 롯데는 최근 상승세와 솔직담백한 팀 분위기가 어우러지며 4위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롯데 캡틴 조성환은 “물론 롯데다. 다만 KIA는 디펜딩챔피언으로서 저력이 있고, LG 역시 전력이 좋아 안심할 수 없으니 공수능력을 어긋남 없이 최대한 발휘해야 된다”고 했다. 홍성흔과 이대호도 롯데의 4위를 의심하지 않았다. LG는 박종훈 감독 부임 이래 조직력이 좋아졌고, KIA도 저력 있지만 공격력과 투수력을 종합하면 롯데의 3년 연속 4강이 가장 유력하다고 입을 모았다.
▶ 김성근·김시진 감독의 눈 김성근“투수력 잘 정비하는데가 올라가지 않겠나… 김시진“올해 유독 연승·연패
많아 막판까지 치열” ○“모른다”라는 말 속의 행간
족집게 예언으로 소문난 SK 김성근 감독은 답변을 유보했다. 사안이 민감해서이기도 하겠지만 그만큼 예측불허로 판세를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김 감독은 “투수력이 좋은 데가 올라가지 않겠나? 투수력을 어떻게 정비해서 올라오느냐가 문제다. 객관적 투수력은 KIA가 낫지만 지금 베스트가 아니다. 롯데처럼 타격이 센 팀도 무섭다”고 했다. 여기서 음미할만한 대목은 투수력이 강한 팀이 현실적으로 없는 만큼, 가지고 있는 투수력을 어떻게 정비하고 운용하느냐 하는 대목에 방점이 찍힌다. 즉 선수 관리와 벤치의 투수 운용술에 따라 희비가 갈릴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역시 투수조련에 일가견이 있는 넥센 김시진 감독도 “진짜로 오리무중이라고 봐야한다. 올 시즌 유독 연승, 연패가 많은 분위기다. 지난해보다 더 막판까지 치열한 순위 싸움이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SK 김 감독과 유사한 행간이 읽힌다. 요즈음 상한가를 치고 있는 삼성 선동열 감독은 아예 “SK를 빼고는 모두가 4위 싸움을 한다고 생각한다. 아직 게임이 많이 남아 있어 예상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삼성조차도 안심할 수 없다는 돌다리도 두들겨 보기식 행보다.
종합하면 현장의 목소리는 선발과 공격력이 막강한 롯데의 4위 진입을 근소하게나마 유력하게 바라보는 가운데 안정적 야구를 하는 저력의 KIA를 다크호스로 지목하고 있다. 투수력의 약세와 4강 경험이 일천한 LG를 지목한 응답자는 한 명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