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누라만 빼고 다 바꿔보자’라는 말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추락하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도 그만큼 절박했을까. 우즈가 10년 넘게 애지중지하던 퍼터를 교체했다. 일부 언론은 ‘조강지처와 헤어졌다’며 이혼설에 시달리고 있는 우즈를 비꼬았다.
우즈는 15일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에서 개막하는 브리티시오픈에 새 퍼터인 나이키의 메소드를 들고 나온다. 그는 1999년 바이런 넬슨 챔피언십 이후 줄곧 스코티 캐머런 뉴포트2를 사용했다. 이 퍼터는 우즈가 올린 메이저 14승 가운데 13승을, 미국프로골프(PGA)투어 71승 가운데 63승을 합작한 효자였다.
우즈는 “올드코스처럼 굴곡이 없고 느린 그린에서 효과를 볼 수 있다. 퍼트 스트로크의 변화 없이도 공이 빠르게 구른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회 그린 스피드는 스팀프미터로 측정했을 때 10 정도로 일반 대회(13∼14)보다 느린 편이다. 대회 기간에 비까지 예보돼 있다.
새 퍼터는 예전 제품과 같은 블레이드 스타일로 폴리메탈 그루브 기술을 적용해 임팩트 후 미끄러짐 현상이 없어 공이 바로 구르기 시작한다는 게 나이키 측의 설명이다. 퍼터 교체는 퍼트 난조를 해결하려는 고육책으로 보인다. 올 시즌 PGA투어에서 라운드당 평균 퍼트 수 29.19개로 96위에 처진 우즈는 7.5m 이상 퍼트 성공률은 140위 밖에 처졌다. 최근 AT&T 내셔널에서는 3m 안쪽의 퍼트를 15차례나 놓쳤다.
올해 마스터스에서 우즈와 나흘 연속 동반 라운드한 최경주도 희한한 퍼터를 꺼내 들었다. 지난주 존 디어 클래식에서 처음 사용한 뒤 계속 캐디백에 넣었다. 그립 하나는 샤프트 끝에, 다른 하나는 샤프트 중간에 있는데 어드레스 자세도 특이하다. 농구에서 자유투하듯 홀컵을 몸의 정면으로 바라보며 왼손은 샤프트 끝에 있는 그립을 잡고 오른손은 샤프트 중간에 있는 그립을 잡게 돼 허리를 많이 숙여야 한다. 그 모습이 하도 독특하다 보니 퍼트 연습장에서는 주위의 시선이 집중됐다. 삼각형 모양의 헤드에 일반 제품보다 2배 이상 무거운 이 퍼터는 오랫동안 최경주와 교류한 후안 엘리손도 작품이다. 하나의 지렛대 원리를 적용해 실수할 확률이 줄어든다고 한다. 최경주는 “이 퍼터의 이론을 믿기 때문에 계속 쓰고 있다. 롱 퍼트에 익숙해지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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