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은 남아공 월드컵 우루과이와의 16강전을 앞두고 낯설지만 익숙한 훈련을 했다. 승부차기 연습을 하면서 조별리그 때 주전이었던 정성룡(성남 일화) 대신 이운재(수원 삼성)가 골문을 지켰다. 이운재는 자타 공인 승부차기의 달인이다. 월드컵 역사상 한국의 첫 승부차기였던 2002년 한일 월드컵 스페인과의 8강전에서 상대 네 번째 키커 호아킨의 킥을 막아내며 4강 신화를 이끌었다.
이운재는 K리그에서도 승부차기에 강했다. K리그 승부차기에서 10승 1패의 전적을 자랑한다. 세이브(선방과 상대 실축 포함) 비율도 47.1%에 이른다. 두 명의 키커 중 한 명은 이운재가 지키는 골문에 골을 넣지 못했다.
이운재의 진가는 14일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부산 아이파크와의 포스코컵 8강전에서도 증명됐다. 수원은 연장전까지 3-3 무승부를 거둔 뒤 승부차기에서 이운재의 신들린 선방 덕분에 6-5로 이기며 4강에 진출했다.
승부차기에서 양 팀은 두 번째 키커까지 모두 슛을 성공하며 팽팽하게 맞섰다. 하지만 이운재는 부산의 세 번째 키커 김근철의 슛을 막았고 공방전을 벌이다 일곱 번째 키커 이정호의 슛까지 쳐내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경남 FC도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베테랑 수문장 김병지의 선방에 힘입어 제주 유나이티드를 꺾고 4강에 올랐다. 김병지는 1-1로 비긴 뒤 이어진 승부차기에서 제주의 키커로 나선 김은중과 조용형의 슛을 막아내 4-3 승리를 주도했다. FC 서울은 대구 FC와 2-2로 비긴 후 들어간 승부차기에서 대구 안델손의 실축에 편승해 5-4로 이겼다.
주전을 빼고 2진을 내세운 전북 현대는 울산 현대를 상대로 새내기 김지웅과 김승용의 연속 골에 힘입어 2-0으로 이겼다. 이 경기가 프로 데뷔전이었던 김지웅은 전반 7분 선제골은 물론이고 전반 34분 김승용의 골을 어시스트하며 팀의 4강행을 이끌었다. 서울과 수원, 전북과 경남의 4강전은 28일 각각 서울과 전주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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