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올스타 투표도 롯데의 독무대다. 롯데는 이스턴리그에 8명이 이름을 올렸다. 2008년에는 9명, 2009년에는 7명이었다. 인터넷 공간은 롯데와 비롯데 팬들 간의 논쟁으로 후끈하다. 롯데 팬들은 이렇게 얘기한다. “롯데 팬이 롯데 선수에게 투표하는 게 뭐가 문제인가.” 비롯데 팬들의 의견은 이렇게 요약된다. “실력 없는 선수들이 뽑히지 않도록 선발 방식을 바꾸자.”
SK와 삼성은 이스턴리그다. 롯데의 그림자에 가릴 수밖에 없다. 두 팀은 정규시즌 1, 2위에 올라 있지만 베스트10에 한 명도 포함되지 못했다. 삼성은 3년 연속 그랬고 SK는 최근 4년 동안 세 차례 그랬다. 두 구단 관계자는 “예상했던 일이지만 이대로 가면 올스타전에 대한 팬들의 관심이 줄 것”이라고 걱정한다.
미국과 일본도 올스타 선정의 근간은 인터넷 등을 이용한 팬 투표다. 감독 추천 선수가 있는 것도 마찬가지다. 다만 선수가 참여한다는 게 한국과 다르다. 선발 방식을 다양화하자는 주장은 올스타 선발에 선수를 포함시키자는 것에 방점이 찍힌다. 현재의 방식이라면 롯데는 올스타 싹쓸이를 이어갈까. 과거 기록을 보면 꼭 그럴 것 같지는 않다.
롯데도 아픈 기억이 있다. 1997년 처음으로 올스타 베스트10을 배출하지 못했고, 2002∼2003년에는 2년 연속 그랬다. 모두 최하위에 그친 해였다. 반면 삼성은 최근 3년 연속 베스트10을 배출하지 못했지만 2003년만 해도 역대 최다인 9명이 이름을 올렸다. 당시 올스타 선발 방식은 지금과 같았다. 프로 출범 원년부터 지난해까지 삼성은 13차례 올스타 베스트10 최다 구단이 됐다. 롯데는 7차례로 같은 이스턴리그에 속한 두산(OB시절 포함 10회)보다도 적다. 롯데의 올스타 돌풍은 최근의 일이다.
롯데는 2008년 프로야구 최초로 시즌 관중 130만 명을 돌파한 팀이다. 지난해도 관중 1위였고 올해도 1위를 달리고 있다.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도 진출했다. 향후 선발 방식이 바뀌면 독식 현상은 줄겠지만 최근 롯데의 올스타 싹쓸이가 비난받을 일만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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