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에서 롯데로 트레이드가 발표된 황재균(23)은 한화전을 앞둔 20일 오후 5시쯤 대전구장에 도착했다. 구단에 “황재균을 영입해달라”고 직접 요청했다는 로이스터 감독은 “오래 기다렸다. 잘 왔다”며 두 팔을 벌려 맞았다.
전남 강진에 머물던 황재균은 낮 12시쯤 넥센 2군 매니저에게 트레이드 사실을 전해듣고 “장난치지 말라”고 타박했다.
하지만 진짜였다. 곧바로 짐을 싸 대전으로 왔다. 그는 “손목 부상은 다 나았다. 넥센에서 좋은 모습 보이지 못해 죄송하지만, 롯데에 온 이상 팀에 해를 끼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그렇다면 역시 서울팀에서 롯데로 이적한 홍성흔의 조언을 귀담아 들을 만하다. “한국 감독님들은 선수를 직접 관리하는 경우가 많지만 외국인 감독님은 자율에 맡긴다. 스스로 자기 관리를 잘 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가장 기뻐한 건 물론 로이스터 감독이다. “당장은 부상 중인 유격수 박기혁의 빈 자리를 메울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3루 수비가 불안정했던 이대호의 짐을 덜어줄 수 있을 것”이라면서 “타격과 수비에 빠른 발까지 갖췄고,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우리 팀에는 이런 선수가 더 필요하다”고 칭찬했다.
황재균은 일단 등번호 ‘6’이 박힌 유니폼을 받았다. 넥센에서 꾸준히 달아온 3번은 로이스터 감독이 쓰고 있기 때문. 하지만 “원래 내가 좋아하는 번호는 (뉴욕 양키스 알렉스 로드리게스의)13번”이라고 털어놨다. 롯데는 부산으로 돌아가는대로 13번이 박힌 새 유니폼을 지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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