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롯데전 9회말 이대호에 K 1-0승 지켜낸 순간 절대 못잊어 LG전 17K·SK전 완봉도 명장면
“사실은, 25연속G QS 가장 좋아”
류현진(23·한화·사진) 스스로도 인정했다. 2010시즌 전반기에는 “완전 잘했다”고.
류현진은 올해 프로야구의 화두다. 2년 반 후에야 가능한 해외 진출이 벌써부터 관심거리일 정도다. 그도 “구단에서 허락하면 7시즌 후 일본에 가고 싶다. 메이저리그까지 3대 리그를 모두 정복하고 싶다”며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그 전에 한국에서 최고의 성적을 남기고 싶은 게 ‘괴물’의 속내다. 절대 에이스 류현진을 22일 대전구장에서 만나 ‘전반기 베스트 3경기’를 물었다. ○베스트1…이대호 제압한 롯데전 완봉승
류현진은 가장 먼저 “어제”라고 했다. 21일 대전 롯데전. 상대 강타선을 9이닝 5안타 9탈삼진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완봉승을 거뒀다. 그를 다승 단독선두로 올려놓은 경기다. 백미는 1-0으로 앞선 9회 2사 1·3루. 전반기 최고 타자인 이대호를 상대로 몸쪽 직구 4개를 연이어 꽂아넣고,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힘으로 맞붙어 힘으로 이긴 셈. 류현진은 “마지막에 긴장을 많이 했다. 상대가 대호형이어서 더 기뻤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쉽게 잊혀지지 않을 명장면이었다.
○베스트2…정규이닝 최다 17K 완투승
5월 11일 청주 LG전. 류현진은 한국프로야구 역사에 또 하나의 발자취를 남겼다. 9이닝을 1실점으로 막아내는 동안 탈삼진이 무려 17개. 안 그래도 류현진에 약한 LG 타선이 추풍낙엽처럼 쓰러졌다. 하지만 정작 그는 “정규이닝 역대 최다 탈삼진 기록은 의식하지 못했다. 기존 내 최다 기록(14개)을 넘어섰다는 정도만 알고 있었다”고 귀띔했다. 물론 지금은 마지막 타자 이병규에게 17번째 삼진을 잡아내던 순간을 ‘환희’로 기억한다.
○베스트3…SK전 13K 완봉승
‘천하의 SK’가 한점도 못 뽑은 경기는 올해 88경기 중 단 3차례. 그 중 1번이 바로 류현진을 상대한 날이다. 류현진은 6월 1일 문학 SK전에서 삼진 13개를 잡아내며 완봉승을 해냈다. 평소보다 피안타(9개)가 많았지만, SK 김성근 감독은 “전력투구 속에 맞은 안타는 하나도 없었다”고 했다. 류현진은 “5회 1사 1·3루서 삼진 2개로 막아냈을 때가 가장 기억 난다”고 했다. 승부사의 진면목이었다.
○아쉬움, 그리고 성취
매 경기가 최고였던 건 아니다. 6월 22일 마산 롯데전에서는 완봉을 노리고 9회 마운드에 올랐다가 동점 2점홈런을 내줬다. 류현진은 “데뷔 후 처음 마운드에서 주저앉아봤다”고 했다. 하지만 전화위복이었다.
21일 롯데를 상대로 끝까지 집중하는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어쨌든 여러모로 대단했던 전반기. 류현진이 가장 뿌듯해 하는 성적은 무엇일까. 그는 자신 있게 “25연속경기 퀄리티스타트가 가장 좋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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